생보사, '불황형 대출' 금리인하 나서…고금리 지적에 '움찔'

입력 2020-06-01 11:04   수정 2020-06-01 11:15


일부 생명보험사들이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를 내리고 있다. 그동안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의 가산금리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개선의 움직임에 나선 것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달 25일부터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를 기존 연 2.3%에서 1.8%로 0.5%포인트(p) 인하했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계약의 해지환급금 범위 내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을 의미한다.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의 금리는 판매한 보험상품의 예정이율(확정)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고객 편의성 제고 일환으로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의 가산금리를 인하했다"며 "이로 인해 앞으로 보험계약대출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금리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 전반적으로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의 가산금리는 내려가는 추세다.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받는 대출인 만큼 보험사의 위험(리스크)이 적은데도, 신용대출보다 높은 금리를 부과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푸본현대생명은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의 가산금리를 기존 연 2.4%에서 2.0%로 0.4%p 내렸다. 한화생명도 내부적으로 가산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생보사의 금리확정형 보험계약대출 가산금리는 최저 연 1.50%에서 최고 2.58%로 나타났다. 하나·KB·라이나생명 등이 업계 최저 수준인 반면 교보생명은 가장 높았다.

금융당국은 예정이율이 높은 상품은 기본적으로 대출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가산금리는 낮출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한국소비자원도 보험약관대출 실태조사를 통해 보험사의 대출 금리가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계약대출은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대출받는 구조다. 대출 문턱이 낮고 경기가 어려울 때 많이 이뤄져 '불황형 대출'로도 불린다.

대출심사 절차가 따로 없고 중도상환수수료도 발생하지 않는다. 때문에 신용도가 낮아 일반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는 데 제약이 있거나 긴급하게 단기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이 주로 이용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해지환급금 안에서 대출이 이뤄지는 만큼 돈을 떼일 염려가 없다. 기존 계약의 확정금리나 예정이율에 가산금리를 붙여 이자수익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금리는 은행에 비해 높은 편이다. 예정이율이 높은 상품에 가입한 가입자일수록 보험계약대출 금리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가산금리 인하로 그동안 '내 보험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데 왜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느냐'고 토로했던 가입자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며 "보험사 입장에서 당장의 이자수익은 줄겠지만 대출 경쟁력을 높여 고객 유인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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