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이 동물실험에서 바이러스를 크게 감소시키는 약물 효과를 확인했다. 셀트리온은 추가 동물실험을 거친 뒤 다음달 말께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 동물효능실험에서 바이러스 수가 100분의 1 이하로 감소하고 폐조직 병변이 현저히 개선됐다고 1일 밝혔다.
이번 동물실험은 족제비의 일종인 페럿을 대상으로 했다. 페럿은 폐 구조가 사람과 비슷하고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민감하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후보물질의 효능을 평가하는 데 적합한 동물 모델로 꼽힌다. 셀트리온은 질병관리본부 국책 과제로 충북대와 함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동물실험을 했다. 항체 치료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체내에 형성된 항체를 치료제로 사용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연구진은 치료제 후보물질을 저농도, 고농도 두 군으로 나눠 투여했다. 약물 투여 1일째부터 두 그룹 모두에서 약물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콧물, 기침 등이 현저히 개선됐다. 약물 투여 5일째엔 완전한 임상적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폐조직 검사에서도 대조군이 감염 7일째까지 염증이 발견됐던 것과 달리 약물을 투여한 두 군 모두 염증이 개선돼 정상에 가까운 폐조직 모양이 확인됐다.
셀트리온은 지난 4월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일 수 있는 중화항체 선별을 마쳤다. 지난달엔 후보물질을 배양할 수 있는 세포주 개발을 완료하고 세포주 생산을 시작했다.
셀트리온은 페럿에 이어 햄스터, 생쥐, 원숭이를 대상으로 효능 및 독성 시험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인체 임상 준비도 순조롭다. 이달 중 세포주 은행을 통해 임상물질을 대량 생산해 인체 임상에 필요한 후보물질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다음달 말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 들어갈 것”이라며 “치료제 개발로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세를 꺾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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