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국인이 이끈 증시
코스피지수는 1일 1.75% 오른 2065.08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03억원, 3264억원 순매수했고, 개인이 447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2200여 개 상장 종목 중 1129개 주가가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외국인(542억원)과 기관(193억원)이 순매수하면서 3.09% 오른 735.72까지 치솟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3.63%), 에이치엘비(9.83%), 셀트리온제약(23.23%), 알테오젠(6.16%) 등 바이오 관련 기업이 상승을 주도했다.
삼성그룹의 16개 상장 계열사 중 14곳의 주가가 올랐다. 눈에 띄는 종목은 삼성물산이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2.93% 오른 10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사비 8000억원대인 서울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주거구역) 시공사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삼성 재건축 사업에 투자자들은 매수로
삼성물산은 올해 2015년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수주 이후 5년 만에 도시정비사업에 복귀했다. 첫 입찰이었던 지난 4월 반포동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을 따낸 데 이어 이번 반포3주구까지 수주하면서 단숨에 정비사업 수주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건설사들은 긴장했고, 투자자들은 반응했다. 이번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은 “래미안 20년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작품을 만들겠다”며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건설업계 최상위 신용등급(AA+)을 바탕으로 통상적인 후분양과는 다른 ‘100% 준공 후 분양’을 조합에 제안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물산 주가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자고 일어나면 검찰 수사를 진행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빠지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며 “이런 ‘통제 불가능한 변수’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든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아무리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도 손이 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스트 코로나’ 주역 된 삼성그룹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각국의 친환경 정책이 강화되면서 전기차 보급이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에 삼성SDI는 올해 저점(3월 19일·18만3000원) 대비 두 배(36만5000원)가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치료제 위탁 생산 계약을 맺은 데다 바이오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주가가 저점에서 71.86%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19.21%)는 유가증권시장 상승률(41.67%)을 따라가지 못했지만 높은 가격에 산 개인투자자들의 매입 가격대인 5만2000원대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면 서버 투자와 반도체 수요가 장기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 반도체 시장 수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당분간 조정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서버용 D램은 서버업계가 이미 상반기에 재고를 쌓아 놓은 데다, 하반기 경기 침체로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모바일 D램도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둔화로 가격 하락 압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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