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수출규제 해제를 요구한 한국 정부의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 수출관리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면서 운용하겠다는 원론을 되풀이했다.
1일 외교가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수출규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요청과 관련해 "무역관리는 공개적으로 거론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만 일반적인 견해론 그동안 반복해온 수출관리를 국제적으로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출관리를 포함해 종합적으로 평가해 운용하겠다는 기존의 방침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수출규제 해제를 요구한 한국 정부에 회답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하면서 "종합적으로 평가할 것"이란 원론을 반복했다.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날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 스가 장관은 "한국과 논의하는 내용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당국이 수출 상대국의 수출관리를 포함해 종합적으로 평가해 운용한다는 방침엔 변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은 그간 한국 정부가 요구한 대로 바로 수출규제를 풀지 않고 상황을 봐가면서 해제 여부를 결정해나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르면 2일 관련 대응 방침을 발표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의 반응이 있었지만 의미를 둘만하진 않다"면서 "정부 입장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징용 소송 문제가 불거진 이후 지난해 7월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에 들어갔다. 한국에 수출할 때는 일반포괄허가 대상에서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꾼 것이다. 한국을 수출관리 우대 대상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관련 법령 개정안도 지난해 8월 말부터 시행했다.
일본은 수출규제 배경으로 한일 간 정책대화가 중단된 점과 한국의 재래식무기 캐치올 통제 미흡, 수출관리 조직과 인력의 불충분 등을 꼽았다. 그러나 사실상 한국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여러 채널을 통해 수출 규제 조치를 원상 복귀하라고 요구해 왔다. 제시한 시한까지 일본이 규제 철회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의 대응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를 WTO에 제소한 뒤 첫 절차는 양자협의를 진행하다 지난해 11월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하면서 WTO 제소 절차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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