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찾은 서울 양천구의 목동 학원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평소보다 학생들의 발길이 뜸했다. 지난달 30일 목동 양정고 학생 가족들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면서 일부 학원은 휴원에 들어갔다. 몇몇 학원에선 “원생이 줄어 힘들다”는 하소연이 나왔다.
학원 “하루 수번 방역…수강기간 연장도”
목동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하는 A씨는 “등교개학이 시작되면서 지난 2~3월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예년보다는 10% 정도 원생이 줄어든 상태”라며 “임대료라도 깎아주면 좋겠는데 아직 그런 제안을 받은 학원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토로했다.
양정고 학생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소식에 주말부터 휴원한 학원들도 있었다. 일부 학원들은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 등을 활용한 ‘온라인 강의’로 대체했다. 목동의 한 영어학원 관계자는 “2일까지 온라인 강의로 대신하고 있다”며 “카톡이나 이메일로 꾸준히 학생들의 학습을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어민 강사를 쓰는 영어학원들은 “우리 강사들은 안전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학원마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모습은 달랐다. 입구에 소독증명서만 붙여놓은 학원부터 모든 방문자에게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게 하고 비접촉 체온계로 체온을 재는 학원까지 있었다. 대다수 학생들은 마스크를 낀 채로 문제지를 푸는 모습이었다.
한 국어학원 관계자는 “일부 학부모는 나중에 아이를 보내겠다고 하고 있어 1~2주 수강기간을 연장해주고 있다”며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많아 2시간에 한 번씩 방역 작업을 하고, 간식시간도 없애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 “친구들끼리 감염 걱정하면서 등원한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9일부터 강화된 방역 조치를 시행하며 학원 이용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학원들은 학사일정 때문에 강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학원 관계자는 “휴원 압박이 크지만 당장 닥친 중간고사 때문에 쉬지 말아달라는 학부모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학원총연합회도 지난 1일 낸 입장문에서 최근 학원가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특정 학원에서 발생한 사안만 갖고 학원 전체를 규제하는 것은 가뜩이나 어려운 학원에 큰 고통을 주는 일”이라며 휴원 반대 입장을 내놨다.
학생들은 학원 등원이 문제없다는 반응과 우려스럽다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영어학원으로 등원 중이었던 중학교 1학년생 권모군(13)은 “마스크를 끼니 괜찮다”며 “친구들도 다 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했다. 반면 목운중 1학년에 재학중인 한 학생은 “아무래도 친구들끼리는 불안하다고 (얘기)하는데 부모님이 가라고 해서 학원가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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