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르 국내 도입 임박…질본 "식약처 소집 회의서 논의"

입력 2020-06-02 16:20   수정 2020-07-02 00:32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에게 일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렘데시비르'의 특례수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오늘(2일)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소집하는 회의에 방역당국도 참여해서 진행 중"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달 29일 정례브리핑에서 "28일 중앙임상위원회는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폐렴에 대한 치료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대체할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상황에서 의학적으로 렘데시비르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중앙임상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해 식약처에 렘데시비르의 해외의약품 특례수입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로 체내 침투한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 복제를 막는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억제한다. 애초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해왔으나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가 최근 코로나19 환자 대상 임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 되고 있어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5일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명돈 서울대의대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가 주도한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 연구는 코로나19 폐렴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와 위약을 10일간 투여했다. 연구진은 환자의 상태를 경증에서 사망까지 8단계로 구분하고, 이번 연구에서는 중증·위중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그 결과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치료군은 회복시간이 11일, 위약을 투여한 치료군은 15일로, 렘데시비르를 투여하면 회복시간이 31% 빨랐다. 확진환자 중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사율은 렘데시비르 치료 14일 후 11.9%에서 7.1%로 감소했다.

이 연구 결과를 근거로 미국 식약처(FDA)는 지난 1일 렘데시비르를 중증환자에게 긴급사용허가를 승인한 바 있다.



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고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폐렴에 대한 치료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대체할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상황에서 의학적으로 렘데시비르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방역당국에 제시했다.

다만 실제로 환자들에게 렘데시비르를 사용할 수 있는 시기는 현재까지 미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길리어드가 렘데시비르의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올해 2차 유행까지 감안한 렘데시비르 물량 확보를 위해 필요한 물량을 산정 중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국내에서 위중한 코로나19 환자는 20명 미만으로 렘데시비르 수요량은 크지 않다"며 "다만 2차 유행이 생겼을 때 확보할 수 있는 물량까지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어 필요량을 산정 중"이라고 밝혔다.

렘데시비르는 아직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공식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이번에 특례수입이 승인되면 렘데시비르는 공식적인 국내 첫 코로나19 치료제가 된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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