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여권의 행태를 비판하며 "현실이 너무 웃기다 보니, 개그 프로가 폐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2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개그 프로가 줄줄이 폐지되는 데에는 배경이 있다"며 "현실이 너무 웃기다 보니, 개그맨들이 그 가공할 스케일에 압도당하고 만 것"이라고 비꼬았다.
진 전 교수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검찰 수사팀 고발에 나선)신장식 변호사가 한만호씨(한 전 총리 사건 위증과 관련된 증인)가 같은 '청주 한씨'라 양심의 가책을 느껴 폭로에 나섰다고 했죠? 이런 만담을 감히 어느 개그맨이 당해내겠느냐"고 했다.
또 진 전 교수는 "금태섭 저격수로 나섰던 김남국이 '금태섭처럼 소신 있는 의원이 되고 싶다고 한다. 진영논리 내세워 위성정당 만든 우희종 교수가 나보고 '진영을 가르지 말라'고 훈계를 했다"며 "이러니 개그 프로가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또 다른 글을 통해서는 "민주당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는 자유주의 정당이기를 멈추었다"면서 "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의원은 처벌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들 하는 거다. 아마 본인들은 그게 왜 문제인지조차 모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최근 당론과 다르게 공수처 설치를 반대했던 금태섭 전 의원을 징계한 바 있다.
진 전 교수는 "그러니 의원들이 졸지에 거수기로 전락한다"면서 "거수기 130대도 이미 과잉인데, 50대를 더 들여놨으니. 그거 굳이 180대씩이나 운용할 필요가 있을까요?"라고 했다.
이어 "그냥 세비 한 사람에게만 주고, 그 사람 표에 곱하기 180하여 인정해 주는 게 더 합리적이고 경제적일 거다. 금태섭 같은 이가 낙천도 모자라 징계까지 받는 정당, 표창원 같은 이가 양심을 유지하며 의원활동 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정당. 그게 요즘의 민주당"이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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