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걸 찾아다니는 10대 후반~30대 초반 소비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기업 브랜드를 보고 제품을 사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올라오는 새로운 브랜드에 도전하는 걸 즐긴다. 대부분 가성비가 뛰어난 신생 브랜드 제품이다. ‘라카’ ‘힌스’ ‘어뮤즈’ ‘삐야’ 등이 대표적인 예다. 트렌드는 물론 마케팅 공식도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많은 화장품 브랜드가 생겨나고, 사라진다.
‘뷰튜버(뷰티 유튜버)’라 불리는 인플루언서도 많다. 인기 뷰튜버가 소개 한 번만 잘 해줘도 제품이 불티나게 팔린다. 5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뷰튜버가 제품 리뷰 동영상을 올리고 받는 돈은 8000만원 정도다. 더 비싸게 부르는 인플루언서도 있다. 방송 한 번에 수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고, 브랜드도 알릴 수 있어 신생 브랜드들은 기꺼이 인플루언서에게 돈을 쓴다.
K팝 가수의 유튜브나 네이버 V라이브도 주요 마케팅 채널이다. 이들이 온라인으로 신곡을 발표하거나 콘서트를 열면 여기에 간접광고(PPL)를 한다. SM엔터테인먼트가 슈퍼엠, NCT 127, 슈퍼주니어 등을 앞세워 연 디지털 콘서트는 평균 10만 명이 시청하는 등 대박이 났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1일 쿠팡 전용 신규 브랜드를 내놓은 것만 봐도 달라진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뷰티 동영상 큐레이션 앱 ‘잼페이스’가 급성장한 것은 달라진 Z세대(밀레니얼 이후 태어난 10대 중반~20대 초반)의 화장품 소비 패턴을 보여준다. 잼페이스는 이용자와 뷰튜버의 얼굴을 인공지능(AI)으로 인식해 이용자와 가장 닮은 뷰튜버를 찾아준다. 이용자는 이 뷰튜버에 접속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화장품을 검색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잼페이스는 11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50만 건을 기록했다. 회원 중 90%가 Z세대다. 잼페이스는 최근 매쉬업엔젤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투자를 유치했다. 잼페이스 관계자는 “매일 얼굴을 찍어 뷰튜버와 화장품을 찾아보는 게 10대들의 일상”이라며 “이들에게 소비는 일종의 놀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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