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입시험 SAT '홈버전' 도입 계획 한달만에 백지화

입력 2020-06-03 10:02   수정 2020-08-21 00:02

미국의 주요 대학입학시험인 SAT(대학입학자격시험)의 ‘홈 버전(home version)’ 도입 시도가 중단됐다.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는 집 등 외부에서 SAT를 응시할 수 있는 디지털 버전 출시를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칼리지보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반영해 SAT 홈 버전을 올해 내놓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는데, 한달 사이에 결정을 뒤바꿨다.

칼리지보드의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모든 응시자가 공정하게 SAT 홈 버전을 치르기 어렵다는 비판 때문이다. 칼리지보드는 “3시간 동안 인터넷이 원활하게 연결돼야 하는데, 모든 응시자에게 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칼리지보드가 주관하는 또다른 시험인 AP(Advanced Placement)의 홈 버전은 이미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달 시행된 AP 홈 버전에 응시한 학생 중 7%가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칼리지보드는 응시자 중 1%가 인터넷 환경 문제로 답안지를 제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분석했다. 응시자 및 학부모, 시민단체는 칼리지보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칼리지보드 측은 코로나19로 상반기에 SAT를 치르지 못한 학생들이 하반기 오프라인 시험에 몰려 사회적 거리두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필요한 경우 오프라인 시험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SAT와 더불어 미국의 양대 대입시험으로 꼽히는 ACT(대학입학학력고사)는 올 가을에 홈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동안 SAT와 ACT는 응시자의 가정형편이 좋고 백인일수록 고득점으로 이어지며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비판은 코로나19로 가속화했고 여러 미국 대학들은 SAT와 ACT 점수를 입학전형에 선택사항으로 변경하거나 활용을 중단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C) 시스템 소속 UC버클리 등 대학들은 SAT와 ACT 점수 반영비율을 단계적으로 낮추고 대체시험을 개발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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