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캠리 사건 잊었나? 14시간 '길막'한 평택 그랜저

경기도 평택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민이 관리사무소와 주차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지하주차장 진입로에 차를 세워두고 14시간 동안 방치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차주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조사할 방침이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이 아파트 입주민 A씨가 주차 등록 문제로 관리사무소 직원과 말다툼을 벌이다 보복성으로 차를 주차장 진입로에 세워두고 자리를 떠났다.

A씨는 이달부터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발급하기로 한 주차 카드 없이 주차장에 들어가려다 시비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평택 모 아파트 주차장 길막(길을 막는 행위)'이라는 글을 통해 글쓴이는 "아파트에 주차 공간이 부족해 '차량 대수에 비례해 해당 세대에 주차 요금을 부과하자'는 규칙을 정하고 오늘부터 시행이었다"며 "그랜저 한 대가 (불만을 품고)주차장 입구를 저렇게 막아놓고 도망쳐버렸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차량에는 차주를 비난하는 메모지가 붙었다. '무슨 권리로 여러 사람 다니는 길에 차를 두셨나요? 여기 땅 주인이세요?' '얼른 차 빼세요' '부끄러운 줄 아세요' 등의 내용이었다.

글쓴이는 "송도 사건이 생각난다"고 했다. 지난 2018년 8월 인천 연수구의 50대 여성 B씨가 아파트 주차장 진입로를 자신의 캠리 승용차로 7시간 동안 막은 사건이다.

당시 B씨는 관리사무소 직원이 자신의 차량에 주차 위반 경고장을 붙인 것에 불만을 품고 고의로 주차장을 막은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이후 일반교통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