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자금은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135조원+α 금융지원 패키지’를 가동하기 위한 종잣돈으로 쓰인다. 한국은행과 민간 금융회사가 담당하는 53조원을 뺀 82조원의 금융지원을 위해 투입하는 재정이다.
산은은 늘어나는 자본금을 저신용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기구(1조원), 증권·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3191억원), 중소·중견기업 대출(1500억원), 그 밖의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1740억원) 등에 쓴다. 수은의 출자분은 모두 기업 대출에 투입된다. 기업은행은 기업 대출(4375억원), 채안펀드(251억원), CP 매입(219억원)에 활용한다. 신보는 출연받은 재정을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공급(1조4286억원), 2단계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4600억원), 중소기업 특례보증(4320억원) 등에 쓸 예정이다.
5조원이라는 숫자만 보면 파격적인 자본 확충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예상했던 수준에 턱없이 모자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정책금융기관에 코로나19 지원의 ‘주포’ 역할을 맡겨놓고 정작 ‘실탄’은 충분히 채워주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당초 산은·수은·신보가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위해 요청한 증자·출연 규모는 총 10조원을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산중공업·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부실 대기업 지원까지 맡고 있는 산은과 수은은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4.05%에서 올 3월 말 13.33%로 급락했다. 민간은행 평균(15%대)을 한참 밑돈다.
임현우/박종서 기자 tardi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