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금태섭 전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표결에 기권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내린 것에 대해 격론이 펼쳐졌다.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번 징계가 대의제 민주주의를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으나, 이에 대해 이해찬 당대표는 당은 시스템에 의해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일축했다.
5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최고위원은 "금 전 의원에 대한 징계는 헌법과 국회법을 침해할 여지가 크다는 게 제 개인적 의사"라며 "개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 헌법상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의 징계 발표 후 당 안팎에서 이번 징계가 의원들의 재갈 물리기라는 비판이 있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이번 조치 등을 문제 삼으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일하는 국회'가 사실상 '일하는 거수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징계는)대의제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시키고 정치 문화를 혁신할 수 있는 계기"라며 "당 윤리위원회에서 금 전 의원의 재심 청구를 심판하고 결정하는데 있어 헌법적 차원의 깊은 숙의를 다시 한 번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금 전 의원에 대한 규제나 단독 국회 개원 등으로 '거대 여당의 독재', '소수 의견 무시' 등의 비난이 이는 것을 의식해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마지막 무렵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이 대표는 "우리 당이 지나치게 비민주적으로 운영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며 "당 대표를 맡은 뒤 2년이 다 돼 가는데 단 한 번도 비민주적으로 당 운영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비민주적 운영은) 오해나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며 "민주적인 시스템으로 운영해야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고, 이 같은 정치 정당 문화를 잘 전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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