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3월 저점 이후 급반등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며 “연내 주식시장 하락이 다시 나타날 것으로 보고 대응 준비에 나섰다”고 5일 보도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최근 이 회사와 거래하는 헤지펀드들은 유로스톡스50 선물에 대해 400억달러 숏(매도) 포지션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JP모간 역시 글로벌 매크로 헤지펀드들이 미국 등 주요국 주식 비중을 대폭 축소했다고 밝혔다.
FT에 따르면 영국 런던의 헤지펀드 파사나라캐피털은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비중을 70%로 늘렸고, 풋옵션 등 파생 거래를 통해 주식시장 하락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싱가포르 헤지펀드 다이먼아시아캐피털 역시 주요국 주가지수를 비롯해 호주 달러화와 한국 원화 등 신흥시장 통화가치 하락을 염두에 두고 풋옵션을 매수하고 있다. 대니 영 다이먼아시아캐피털 창립자는 “현재 시장은 완벽한 경제 상황을 가정하고 주가가 형성돼 있다”며 “시장이 세계적인 고용 절벽, 기업 실적 악화, 디폴트 가능성 등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폴 싱어 회장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띄운 서한에서 “코로나19발 경기침체 영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크다”며 “글로벌 주식시장이 2월 고점 대비 50% 이상 빠지는 폭락장이 다시 올 것 같다”고 경고했다.
헤지펀드들이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에도 주가 강세가 꺾일 것으로 보는 이유는 주요국의 고용, 성장률 등 경제지표가 2분기에 크게 악화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주식시장만 호황이기 때문이다.
국내 코스피지수도 3월 저점 대비 50%가량 상승하며 연초 고점인 2200선에 근접해가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지수 급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진 않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올라선 만큼 향후 상승 동력이 제한될 수 있다고 관측하는 분위기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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