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출이 끊긴 자동차 산업의 수출 기여도가 2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떨어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5월 자동차 수출액은 18억500만 달러(약 2조2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의 절반 이하로 줄면서 10년 9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
5월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5.2%로 쪼그라들었다. 전년 동월 8.6%에 비해 3.4%포인트 하락했고, 22년 4개월 전인 1998년 1월(4.8%) 이후 가장 낮아졌다.
자동차는 주요 수출품목 중 반도체(23.1%), 일반기계(9.8%), 석유화학(6.8%)에 이어 4위였다. 자동차부품(1.9%)을 합해도 비중이 7.1%로 일반기계에 밀렸다.
지난해에는 자동차 수출이 연 430억4000만달러로 전년보다 전체 수출에서 7.9%의 비중을 차지했다. 자동차부품(4.2%)을 합하면 비중이 12.1%에 달해서 반도체(17.3%)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5월 자동차 수출(25일까지)은 지역별로 미국이 4억 달러, 유럽연합(EU)이 3억2000만 달러로 각각 65.5%와 30.3% 감소했다. 미국에서는 문을 닫았던 영업점 일부가 재가동에 들어갔지만, 실업률이 높아지며 소비가 위축됐다.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은 3000만 달러로 88.8% 감소했다.
국내 생산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수출이 급감하자 국내 완성차 공장은 이달에도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울산 1공장이 5일과 8일, 3공장 베뉴와 아이오닉 라인이 11∼12일 멈추고, 기아차는 광주 2공장이 1∼5일, 소하리 1공장이 1∼2, 8∼9일, 2공장이 1∼3일, 8∼10일 쉬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 수출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컨퍼런스콜에서 "7∼8월엔 수출이 90%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이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활기를 유지하면서 수입차 소비는 폭증했다. 지난달 25일까지 승용차 수입액 8억3900만 달러(약 1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2% 증가했다. 이 중에 대형 디젤 승용차(2500cc 초과)는 476.3% 치솟았다. 지역별 승용차 수입액 증가율은 유럽연합 56.6%, 미국 47.7%, 중남미 336.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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