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잇단 문재인 정부 비난…무력 도발 전주곡인가

입력 2020-06-07 17:20   수정 2020-06-08 01:58

북한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대외선전용 매체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이 보는 매체까지 동원하고 있다.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하자 북한 내 남북 대결 분위기를 형성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북한이 무력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7일 ‘달나라타령’ 제목의 글에서 “성격과 내용에 있어서 판판 다른 북남 관계와 조·미 관계를 억지로 연결시켜 놓고 선순환 관계 타령을 하는 그 자체가 무지와 무능의 극치”라며 “달나라에서나 통할 달나라타령”이라고 비난했다. 선순환 관계는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그 자체로도 좋을 뿐만 아니라 북·미 대화에 좋은 효과를 미치는 선순환적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고 했던 것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도 전날 논평에서 “현 사태는 북남 관계 개선의 좋은 분위기를 다시 얼어붙게 만들고 정세를 긴장 국면으로 몰아가는 장본인이 누구인가를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며 “더욱 격분스러운 것은 사태의 책임을 모면해보려는 남조선 당국의 태도”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잇따라 담화문을 발표하고 남북 관계 단절까지 거론하며 대남 비판 수위를 높여가는 것은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외선전용 매체가 아닌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을 통한 비판 빈도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체제의 실패를 연상시킬 수 있는 탈북자들과 관련한 내용을 노동신문에 내보낸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이 대남 적개심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력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75주기를 앞두고 체제 결속과 함께 코로나19 극복 및 국제사회의 제재를 헤쳐나갈 경제적 자력갱생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일부는 북한이 남북 관계 단절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데 대해 “정부의 기본 입장은 판문점 선언을 비롯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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