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6일(현지시간) 온라인 화상회의를 열고 오는 7월 한 달간 하루평균 96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10% 수준이다. 당초 OPEC+는 지난달과 이달엔 산유량을 하루 970만 배럴 줄이고, 다음달부터 6개월간은 77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세계 원유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멕시코(하루평균 10만 배럴)만 제외하고 기존 감산량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멕시코는 최근 사상 최악의 실업이 발생한 데다 이달 초 대형 열대성 폭풍우 ‘크리스토발’ 피해를 보는 등 경제 타격이 심해 예외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OPEC+는 지난 두 달간 감산량을 지키지 않은 회원국이 ‘결손 보상’을 하라는 규정도 내놨다. OPEC 역사 수십 년간 전례가 없는 조치다. 각 회원국은 9월까지 미이행분을 추가 감산해야 한다.
시장정보업체 케이플러 추산에 따르면 지난달 OPEC+ 감산 합의 준수율은 89%에 그쳤다. 이라크는 배정된 감산량 106만 배럴 중 54만 배럴만 줄여 생산했다. 나이지리아는 약 12만 배럴을 덜 감산했다. 이날 나이지리아와 이라크 당국은 각각 “OPEC+ 합의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OPEC+는 연말까지 매달 공동각료감시위원회(JMMC)를 열어 합의 준수 상황과 원유 시장 동향을 확인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추가 감산 조치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OPEC 의장인 무함마드 아르캅 알제리 에너지장관은 이날 “원유 시장이 지금껏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 안심할 때는 아니다”며 “올해 중반까지 세계 석유 재고가 15억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브렌트유 근월물은 장중 배럴당 42달러를 넘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이 ‘유가 전쟁’을 시작한 지난 3월 6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오후 3시30분 기준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8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42.13달러에 손바뀜됐다. 같은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7월 인도분은 시초가(37.33달러)보다 약 4.2% 오른 38.97달러에 거래됐다. 에너지 컨설팅 전문 기업 우드맥킨지의 앤 루이즈 하틀 석유부문 연구원은 “석유 시장이 회복세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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