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플로이드 시위 확산과 함께 '경찰 예산 삭감' 주장 등장 [영상]

입력 2020-06-08 10:44   수정 2020-06-08 10:46


미국 전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을 추모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선 경찰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일부 시민단체들은 플로이드 사망에 결정적 책임을 갖고 있는 경찰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받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삭감을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 경찰의 1년 예산은 1000억 달러(한화 약 120조원)를 넘어선다. 뉴욕시 경찰 예산만도 60억 달러(약 7조2000억원)로 웬만한 국가 예산 수준이다.

이 같은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는 데 비해 경찰 서비스는 형편이 없다는 게 납세자들의 불만인 상황이다.

특히 경찰 폭력의 피해가 집중된 흑인 사회에선 경찰을 공공안전의 수호자가 아닌 지역사회의 위협자로 보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흑인 사회의 거부감은 남북전쟁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뿌리가 깊기 때문이다.

남부에서 경찰은 도망간 노예를 추적하는 조직에서 출발했고, 노예제 폐지 후에는 흑인을 격리하는 차별적인 업무를 담당했다.

시민단체인 'BLM(Black Lives Matter·흑인 생명도 소중하다)'의 경우 △정신이상자 관련 사건 △노숙자 관련 사건 △약물 중독자 관련 사건은 경찰이 맡아야 할 업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당연히 사건 처리를 위한 예산도 경찰이 아닌 사회복지 분야로 이전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경찰 예산이 학교나 병원, 주택지원, 복지 등에 사용될 경우 지역사회의 안전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논리다.

경찰 조직 해체라는 급진적인 목소리도 존재한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선 MPD150이란 단체가 지역 경찰의 해체 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지역의 안전 문제는 총을 찬 외부인이 아닌 지역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입장이다.

경찰이 지역사회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CNN은 2017년도에 발표된 논문을 소개했다.

뉴욕시 경찰은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까지 경찰력을 적극적으로 가동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활동을 완화한 바 있다. 이 기간 범죄 신고는 오히려 2100건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 각 주 의회에선 지역 경찰과 지역사회의 협력을 증진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추진되고 있다.

연방의회에 대한 압력도 강화되는 분위기다. 최근 200여 명의 시민운동가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에 경찰 예산을 삭감하고, 이 예산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에 투입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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