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마포쉼터 소장 죽음에 "지옥의 삶"…장진영 "진작 그만뒀다면"

입력 2020-06-08 10:41   수정 2020-06-08 11:31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망한 손(60) 모 마포쉼터 소장의 죽음에 대해 "내 피가 말라가는 것만 생각하느라 소장님 피가 말라가는 것은 살피지 못했다"면서 자책했다.

윤 의원은 7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2004년 처음 만난 우리에게 (이같은 일이) 닥칠 것이라고 생각조차 못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우리 김봉동 할머니 무덤에 가서 도시락 먹을 일은 생각했었어도 이런 지옥의 삶을 살게 되리라 생각도 못했다"면서 "당신의 그 숭고한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전했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지난 6일 숨진 손씨의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8일 오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타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손씨는 지난 6일 오전 10시 57분 자택인 파주 시내 아파트로 들어간 뒤 외출하지 않았으며, 집 안에 다른 침입 흔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 의원은 추모사에서 "기자들이 쉼터 초인종 소리 딩동 울릴 때마다, 그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하고, 매일같이 압박했다"면서 "죄인도 아닌데 죄인의식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것을 다 감당해 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라고 전하며 손 소장의 죽음을 언론과 검찰의 탓으로 돌렸다.

이에 대해 장진영 변호사는 이번 일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태에 비유하며 "조국이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면 조국의 아내가 한쪽눈에 안대를 한채 세상에 알려지고, 구치소 수감까지 되는 치욕을 겪었겠는가"라며 "조국 딸의 이름과 얼굴, 입시과정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도 모자라 의전원 입학취소 위기에 놓이고 학교 교수와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비참한 현실을 맞았겠나"라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조국 본인은 또 어떤가. 부끄러운 서울대 동문 1위로 뽑히고 급기야 직위해제까지 당해 아내 옥바라지나 하는 신세로 전락하는 비루한 인생이 되고 말았다"면서 "조국의 욕심이 부른 화에서 배우지 못하고 또다시 화를 재촉하는 자가 나타났다"고 윤 의원을 저격했다.

이어 "윤미향은 이용수 할머니의 비판이 있은 직후 물러났어야 했다"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이 외면하는 위안부 운동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위안부 운동하겠다며 국회에 가겠다는 자가 이제 무슨 일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미향이 적시에 그만두었으면 어땠을까"라며 "윤미향과 위안부운동은 분리되었을 것이고 윤미향은 댓가를 치를지언정 위안부 운동 전체가 존폐의 위기에 처하는 상황은 맞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관측했다.

장 변호사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을 엄호하다가 시민단체 전체가 의심을 사고 후원이 끊기는 최악의 상황은 맞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전국의 소녀상들이 공격을 당하고, 소녀상 작가 부부가 학교에 조차 저작권을 앞세워 오히려 위안부 운동을 위축시키는 짓을 해왔고 정의연 이사까지 겸직하면서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 까발려지는 일은 없었을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한편 혼자 거주하는 손씨가 연락이 닿지 않자 전 동료였던 지인이 지난 6일 밤 손씨의 집까지 찾아왔으며, 이 지인은 집 안에서 아무런 응답이 없자 같은 날 오후 10시 35분께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손씨는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의연은 7일 부고 성명을 내고 “지난달 21일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 씨를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다음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마포쉼터 소장 추모사 전문.

추모사

사랑하는 손영미 소장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나랑 끝까지 같이 가자 해놓고는
그렇게 홀로 떠나버리시면 저는 어떻게 하라고요...
그 고통, 괴로움 홀로 짊어지고 가셨으니
나보고 어떻게 살라고요...

할머니와 우리 손잡고
세계를 여러바퀴 돌며 함께 다녔는데
나더러 어떻게 잊으라고요...

악몽이었죠.
2004년 처음 우리가 만나
함께 해 온 20여년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런 날들이 우리에게 닥칠 것이라고
3월 푸르른 날에조차 우리는 생각조차 못했지요.
우리 복동 할매 무덤에 가서 도시락 먹을 일은 생각했었어도
이런 지옥의 삶을 살게 되리라 생각도 못했지요.

그렇게 힘들어 하면서
“대표님, 힘들죠? 얼마나 힘들어요”
전화만 하면 그 소리...
나는 그래도 잘 견디고 있어요. 우리 소장님은 어떠셔요?
“내가 영혼이 무너졌나봐요. 힘들어요.”
그러고는 금방
“아이고 힘든 우리 대표님께 제가 이러면 안되는데요... 미안해서 어쩌나요..”

우리 소장님,
기자들이 쉼터 초인종 소리 딩동 울릴 때마다..
그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하고,
매일같이 압박감.. 죄인도 아닌데 죄인의식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것을 다 감당해 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저는 소장님과 긴 세월을 함께 살아온 동지들을 생각하며 버텼어요.
뒤로 물러설 곳도 없었고 옆으로 피할 길도 없어서
앞으로 갈 수밖에 없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버텼어요.

그러느라...
내 피가 말라가는 것만 생각하느라
우리 소장님 피가 말라가는 것은 살피지 못했어요.
내 영혼이 파괴되는 것 부여잡고 씨름하느라
우리 소장님 영혼을 살피지 못했네요.
미안합니다. 정말로 미안합니다. .

소장님...
나는 압니다.
그래서 내 가슴이 너무 무겁습니다.
쉼터에 오신 후 신앙생활도 접으셨고,
친구관계도 끊어졌고,
가족에게도 소홀했고,
오로지 할머니, 할머니 ...
명절 때조차도 휴가한번 갈 수 없었던 우리 소장님...
미안해서 어쩌나요.
당신의 그 숭고한 마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내 가슴 미어집니다.

외롭더라도 소장님,
우리 복동할매랑 조금만 손잡고 계세요.
우리가 함께 꿈꾸던 세상,
복동할매랑 만들고 싶어 했던 세상,
그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

사랑하는 나의 손영미 소장님,
홀로 가시게 해서 미안합니다.
그리고
이젠 정말 편히 쉬소서.

윤미향 올림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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