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에는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의 데이터센터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미국의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인 서비스나우는 지난 4월 서울에 데이터센터를 마련했다. 구글이 2월 서울에 데이터센터를 열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부산에 세 번째 거점을 세우기로 했다. ‘데이터 패권’을 잡기 위한 이 같은 경쟁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불붙고 있다.
‘서버 호텔’로 불리는 데이터센터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업들이 업무 프로세스를 언택트(비대면) 환경으로 바꾸는 일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에 나서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재택근무에 필요한 원격 업무 처리는 물론 상품 개발, 판매 전반을 인터넷 기반의 클라우드로 바꾸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까지 접목하는 디지털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
3월 기준 네이버의 기업용 원격근무 지원 서비스인 라인웍스를 도입한 기업은 1년 전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기반 경영혁신의 속도가 빨라졌다”며 “기업 규모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피할 수 없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 리더들은 코로나19 이후 기업 환경을 디지털 전환의 변곡점이라고 진단한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온라인으로 열린 개발자대회에서 “2년 걸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2개월 만에 이뤄졌다”고 했다. 아빈드 크리슈나 IBM CEO도 지난달 ‘IBM 싱크 디지털 2020’ 기조연설에서 “역사는 현 상황을 기업과 사회의 디지털 전환이 급격히 가속화한 시기로 기억할 것”이라며 “이제는 ‘모든 기업이 AI기업이 될 것이며 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김주완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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