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계 1위 포털사와 이동통신사가 나란히 '통장'을 선보였다. 두 상품 모두 0%대 '제로 금리' 수준의 시중 주요은행보다 높은 연 2~3% '고금리' 혜택을 내세웠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통장'과 SK텔레콤의 'T이득통장'은 언뜻 비슷해보이지만 전월 결제 실적, 회원 자격 유지 등 상황별 이자 혜택 적용 기준이 다르다. 100만~200만원대 여윳돈을 알뜰하게 굴리려면 어느 상품을 택해야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선보이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인 네이버통장은 예치금에 따른 이자와 네이버페이 적립 포인트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연이자 3%+적립포인트 3%'의 파격 효과를 낼 수 있다.
SK텔레콤이 오는 15일 출시를 예고한 T이득통장의 혜택도 유사하다. T이득통장은 기본금리 1%, 우대금리 1%로 최대 연 2% 금리를 복리로 제공한다. SK텔레콤 이동통신 회선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예치금 200만원까지 연 2%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두 통장에 똑같은 돈을 넣으면 어느쪽 이자 혜택이 더 클까. 금액별로 조금 다르다. 100만원을 예치하면 네이버통장이 우세하다. 네이버통장은 세전 기준 연이자 3만원, T이득통장은 2만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200만원을 예치한다면 두 통장이 지급하는 이자가 같다. 네이버통장의 예치금 100만원을 초과한 해당 구간은 연이자가 1%로 내려가 평균 2% 이자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 성향이나 이통사 이용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다. 온라인 쇼핑을 종종 하는 고객이라면 네이버통장이, 그렇지 않다면 T이득통장이 좀 더 유리하다. 네이버통장 예치금 3% 우대 금리는 전월 네이버페이 사용 실적 10만원을 채워야 하는 탓이다. 하지만 네이버 적립포인트 혜택이 추가되는 점은 비교우위다. T이득통장은 SK텔레콤 가입자 대상이라는 점만 기억하자. 200만원 예치금 기준으로 온라인 쇼핑을 자주 하지 않는 SK텔레콤 사용자라면 T이득통장을 선택하는 게 낫다고 할 수 있다.
통장 예치금이 200만원을 넘어가면 네이버통장의 수익성이 더 뛰어나다. T이득통장은 예금액 200만원 초과시 금리가 0.5%로 떨어진다. 예치금 300만원 기준으로 비교하면 금액 구간대별 차등금리를 적용해 합산한 연 이자는 네이버통장은 5만원, T이득통장은 4만5000원이다.
포털과 이통사 1위인 네이버와 SK텔레콤이 증권·은행업계와 손잡고 통장을 내놓는 것은 최근 디지털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활 양식 전반이 언택트(비대면)로 바뀌면서 이같은 경향은 가속화되는 추세다. 정보통신기술(ICT)에 기반해 금융 분야에 진출하는 테크핀(기술금융) 활성화의 포석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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