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데시비르 50배 효능…정부, 코로나 치료물질 민간 기술이전

입력 2020-06-09 14:54   수정 2020-06-09 14:57



정부출연연구원이 지금껏 융합연구를 통해 도출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기술 전부를 국내 민간기업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과 진단키트, 치료제의 상용화를 추진해 방역 당국의 활동에 한층 더 힘이 실린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화학연구원 CEVI(신종바이러스) 융합연구단은 9일 대전 화학연 디딤돌플라자 2층 대회의실에서 '한국화학연구원-CEVI융합연구단 기술이전 협약식'을 열었다.

협약식에는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과 이미혜 화학연 원장, 김범태 CEVI융합연구단 단장, 그리고 기술을 이전받는 고동연 HK이노엔 연구소장,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이근형 웰스바이오 대표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우선 백신 분야에서 연구단이 개발한 '고효능 코로나19(SARS-CoV-2) 백신 후보물질'은 HK이노엔에 이전했다. 이번 백신 후보물질은 합성항원 백신으로, 인체용 코로나19와 변종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백신 의약품 개발에 이용된다.

해당 후보물질에 대한 비임상 시험(세포·쥐 실험) 결과 기존 항원 백신보다 중화항체 생성 능력이 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화항체는 백신을 통해 주사된 항원에 대한 면역화 반응으로 만드는 항체 가운데 항원의 활성을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를 말한다. 양 기관은 앞으로 전임상·임상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한국화합물은행의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새로 합성한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에 이전했다.

해당 후보물질을 원숭이 신장 세포에 투여한 결과, 특정 농도에서 바이러스를 절반 가량 없애는 능력이 미국에서 허가된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보다 50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 메르스 바이러스 치료제 후보물질로 개발 중이었으나 코로나19와 사스 바이러스에서도 높은 효과를 보여 범용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다.

김범태 CEVI 융합연구단장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후보물질의 전임상을 속히 끝내고 임상 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라며 "약물성과 물성이 매우 우수하고 독성이 낮아 신약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연구단과 웰스바이오가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코로나19 분자진단 키트'를 웰스바이오에 이전했다. 이 기술은 코로나19의 N 및 RdRp(RNA 의존 RNA 중합효소)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분자진단 키트(케어GENETM COVID-19 RT-PCR 키트)로 말레이시아 등 해외로 수출 중이다. 이어 미국 FDA와 WHO에도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웰스바이오는 화학연구원의 지원을 통해 케어GENETM N-CoV RT-PCR 키트를 개발하고 지난달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진단시약 긴급사용 승인을 통보받았다. 이에 앞서 3월26일에는 수출허가도 획득했다.

화학연구원 이미혜 원장은 "이번 협약식을 계기로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이 앞당겨지기를 기대한다"며 "그동안 코로나19 국내 유입으로 국민 모두가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일상화하고 있는 중에도 우리 연구원들이 묵묵히 연구를 수행해서 얻어진 값진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CEVI 융합연구단에는 화학연을 중심으로 8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신종 바이러스 진단과 백신 개발, 치료제와 확산 방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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