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석 달 만에 1190원대로 내려왔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나타난 달러화 약세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을 이끌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1원 내린 1197.7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5일 이후 3거래일째 하락세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에서 내려온 건 지난 3월 11일(종가 1193.0원) 이후 석 달 만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배경은 최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허 연구원이 꼽은 달러화 약세 배경은 경기회복 기대 및 위험자산 선호심리 강화, 유로화 강세 등 크게 세가지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의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을 웃돌고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세계 경제가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도 둔화하면서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강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가 상승 랠리를 보이는 데 이어 국내 증시는 8거래일째 오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4.63포인트(0.21%) 상승한 2188.92에 거래를 마쳤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의 경기 회복과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실시로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는 점이 달러화 약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허 연구원은 "유로화에 이어 지난달 말부터 신흥국 통화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이 현실화되지 않고 주요국의 성장세가 뒷받침된다면 달러화는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