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마켓·옥션 입점 상인에도 '先정산'…발 넓히는 'e커머스 금융' KB셀러론

입력 2020-06-09 17:48   수정 2020-06-10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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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소상공인에게 단기 자금을 빌려주는 ‘e커머스 금융’이 각광받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은 판매업체에 열흘에서 길게는 두 달 후 대금을 정산해준다. 소규모 판매업자는 이 기간에 새로 물건을 떼오거나 제조할 현금이 모자랄 때가 많다. 이때 금융사가 나서서 ‘급전’을 융통해주는 방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쿠팡, 위메프, 무신사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하던 e커머스 금융 ‘KB셀러론’을 이달에 이베이코리아 계열 지마켓과 옥션 입점 업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2018년 11월 은행권에서 처음 e커머스 금융 KB셀러론을 출시했다. 위메프 판매자에게 매출의 80%만큼 자금을 대줬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까지 500여 개 업체에 총 6400건, 590억원을 선(先)정산해줬다. 최근 쿠팡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범위를 넓힌 데 이어 패션 쇼핑몰 무신사와도 제휴했다. 지마켓과 옥션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면 실적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마켓과 옥션의 지난해 판매액은 약 17조원으로 네이버쇼핑(21조원)과 쿠팡(17조1000억원)에 이은 국내 3위권이다.

지마켓과 옥션은 구매가 일어난 뒤 10~12일 이후 정산을 해준다. 소규모 입점 업체엔 짧지 않은 기간이다. 아직 e커머스 금융 서비스가 없는 쿠팡 로켓배송은 납품 뒤 50일이 지나야 대금을 받는다. KB셀러론의 수수료는 연 4.8% 안팎. 두 달을 당겨 받아도 수수료가 0.8%에 불과해 운영자금이 부족한 소형 판매업체에 유용하다는 평가다.

은행은 일반적으로 개인·기업의 신용평가 결과에 근거해 대출을 내준다. e커머스 금융을 하려면 쇼핑몰로부터 정산받을 권리를 가져오는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셀러론도 초기엔 신용등급이 낮은 판매자는 이용이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개인 신용등급 7~10등급 사업자에게도 매출 기반으로 자금을 융통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간(P2P) 대출 중개 업체의 e커머스 금융과 연계한 투자상품도 있다. 어니스트펀드는 다수 개인투자자 자금을 모아 온라인 소상공인에게 정산해주고 있다. 지난 4월 수수료를 하루 0.04%에서 0.027%로 떨어뜨렸다. 자금을 두 달 당겨 받으면 수수료는 약 1.6% 수준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데이터가 더 쌓이면 기업대출 심사를 하거나, 개인사업자에게 신용대출을 해줄 때도 e커머스 금융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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