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 치솟았던 달러 가치가 점차 약세로 돌아섰고, 원유와 구리 등 산업용 원자재 가격과 경제지표 반등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신흥국에 우호적인 시장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원10전 내린 달러당 1197원70전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 밑으로 내려간 건 종가 기준 지난 3월 11일(1193원) 이후 약 석 달 만에 처음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위험 선호 심리가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달 들어 1.59% 하락했다.
달러 약세는 전문가들이 꼽는 신흥국 증시 반등의 주요 조건이다. 4월 이후 반등장은 선진국 증시가 주도하는 유동성 장세였다면, 경기 회복이 핵심이 되는 실적 장세에서는 환율 부담이 해소된 신흥국 증시가 선진국보다 뛰어난 수익률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민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과 대만 등 펀더멘털이 견고한 신흥국들의 강세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브라질과 러시아 등 일부 신흥국의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국제 유가가 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 배럴당 30달러 후반대까지 반등했고, 신흥국 투자자들이 특히 주목하는 구리가 5월 중순 이후 9.8% 올랐다. 구리는 제조업에서 기초자재로 활용도가 높아 제조업 및 원자재 중심의 신흥국 증시의 향방을 알 수 있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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