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통신(IT)기업 아마존이 향후 1년간 미국 경찰의 자사 안면인식 기술 제공을 유예하기로 했다. 최근 미국 IT업계에선 안면인식 기술이 차별적 도구로 쓰일 것을 우려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아마존은 “아마존의 안면인식 기술 ‘레코그니션’을 미 경찰이 사용하는 것에 대해 1년간 유예기간을 둘 것”이라며 “아마존은 정부가 안면인식 기술의 윤리적 사용을 위해 더 강력한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이어 “미 의회가 관련 법안을 마련 중”이라며 “1년 유예기간이 적절한 규칙을 만들고 이행하기에 충분한 기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마존이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마존은 국제실종아동센터 등에 대해선 기술 사용을 계속 허용할 방침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2016년 안면인식 소프트웨어를 출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경찰과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이 이 기술을 사간 것으로 알려졌다. AWS 공식 홈페이지에는 오리건주 워싱턴 카운티 경찰서만 레코그니션 이용 기관으로 나와 있다. 아마존은 안면인식 기술 고객사 명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아마존의 이번 발표는 IBM이 안면인식 사업에서 손을 뗀다고 발표한지 이틀만에 나왔다.
지난 8일엔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밤 미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IBM은 대규모 감시, 인종 프로파일링, 기본 인권·자유 침해 등 IBM의 원칙과 맞지 않는 목적을 위해 기술이 쓰이는 것을 단호히 반대하며,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 사법기관 등이 안면인식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국가적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간 안면인식 기술은 백인 남성을 기준으로만 식별 능력이 양호하고, 나머지 인종·성별에 대해선 식별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때문에 자칫 죄없는 이를 범인으로 인식하는 등 기술이 인종·성차별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다.
작년 5월엔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당국이 미국에서 최초로 안면인식 기술 사용을 금지했다. 이후 여러 도시가 시당국의 안면인식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CNBC는 IBM의 발표 이후 IBM 관계자를 인용해 “백인 경찰관의 가혹 행위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미 경찰 개혁과 인종 불평등 문제가 사회 전반에서 떠오르자 IBM이 안면인식 사업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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