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 따르면 21세기 초까지 약 50년간 세계를 지배하던 근면함, 능력과 자질 등은 이미 평범한 것으로 취급받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고와 행동방식이 급속히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 ‘올드타입’은 갈수록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규정을 준수하고 효율적 해결을 고민하는 것만으로는 이런 변화를 감당하기 힘들다.
반면 ‘뉴타입’은 경험 자체에 가치를 두지 않고, 교양과 지식을 계속 새롭게 쌓아간다. 과거의 지식과 습관을 모두 잊고 다시 시작하는 일종의 ‘언런(unlearn)’ 전략이다. 자기만의 철학과 직감을 바탕으로 유연하게 위기를 돌파한다.
저자는 “올드타입의 사람들이 ‘그건 어디에 도움이 되는가’를 묻고 제동을 걸 때, 세상을 바꾼 위대한 혁신은 ‘이건 왠지 대단할 것 같다’는 직감에 이끌려 시작됐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직감의 기저에 깔려 있는 철학과 윤리다. 구글은 ‘놀이’를 업무 시간에 적극 권장하는 자유분방한 기업이다. 하지만 ‘악해지지 말자’는 철학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이는 어떤 돌발상황 시 경영상의 중대한 오류와 실수를 피할 수 있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저자는 올드타입인 사람들이 중시하는 노력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한다. 핵심은 ‘노력의 층(layer)을 어떻게 쌓아 올리는가’의 문제다. 노력에는 각각의 층이 있다. 직장에서 남들보다 배로 노력하는데도 좀처럼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 일이 필요로 하는 자질과 본인의 자질이 맞지 않아서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 그 자리에서 한결같이 애쓰는 ‘레이어1의 노력’을 계속할 수 있지만 ‘레이어2의 노력’을 시작할 수 있다. ‘적성이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에게 어떤 직업이 맞는지를 고민하고 다양한 정보를 모아서 다음 직업을 찾는 것이다.
저자는 “기업에서도 한 사람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척도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며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급변하는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고 새롭게 학습하는 인재를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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