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했다" vs "제안 뿐"…21대 국회 첫 단추도 못뀄다

입력 2020-06-12 15:00   수정 2020-06-1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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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가 원 구성 첫 단추를 꿰지 못하고 결국 불발됐다.

사흘 뒤 다시 본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여야간 입장차는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이 합의안을 거부했다"는 입장인데 반해 통합당은 "민주당이 제안만 해왔을 뿐"이라고 맞받고 있다. 사흘 뒤 본회의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박병석 의장은 12일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의장 주도 하에 양당 대표가 수차례 협상해 의견 접근이 있었고 타결을 기대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유감"이라면서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개최를 오는 15일 재차 진행하겠다고 밝혔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민주당 "최대한 양보했다…통합당이 이행 안 해"

민주당은 이번 본회의가 물거품 된 것과 관련해 책임이 통합당에 있다는 입장이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에 나서며 "민주당은 하루빨리 국회를 열기 위해 최대한의 양보안을 내놨다"라면서 "통합당이 이를 거부했다"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수석은 본회의에 앞서 진행한 긴급 기자회견에서도 "양당이 의총에서 보고한 뒤 추인하겠다는 취지에서 합의서를 쓰지 않았다"라면서 "의총 추인을 한 뒤 쓰기로 한 거다. 정치인은 말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김 원내수석은 또 “통합당의 발목잡기 행태가 실망스럽고 개탄스럽다"라며 "가합의안을 거부한 오늘의 행태를 통합당은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통합당 몫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무위원회, 국토위원회, 교육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를 배분하겠다는 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 통합당 "민주당에서 제안만 한 것…합의한 적 없다"

반면 통합당은 합의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에서 단순 제안만 해왔다는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본희의에 앞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의 '민주당 안'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의석 비율에 따라 민주당이 11개, 통합당이 7개 상임위를 가져가는 것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있었다"라며 "그래서 도대체 (통합당 몫) 7개 상임위가 뭐냐고 물었더니 자기들이 줄 수 있는 상임위가 이렇다고 제안했다"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법제사법위원회를 얻어내기 위해 '배수진'을 친 상태다. 야당 몫의 국회부의장에 내정된 정진석 통합당 의원은 "부의장 안 해도 된다"라고 밝혔으며 상임위원장직을 맡는 3선 의원들은 "법사위를 못 얻어오면 상임위원장직 포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통합당은 향후 국회 의사 일정에도 함께하지 않을 전망이다. 김원성 통합당 원내수석은 본회의에 홀로 참석해 의사진행발언을 하며 "무엇이 두려워서 법사위를 내려놓지 않는가"라면서 "통합당은 앞으로 국회 의사 일정에 동참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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