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남 군사행동 공식화…남북관계 파국 긴장 '최고조'

입력 2020-06-13 23:38   수정 2020-06-13 23:40



남북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북한은 최근 남측을 '적'으로 규정한 데 이어 13일 군사 행동에 나설 것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곧 다음 단계의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다음번 (남측을 향한)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대 역시 인민들의 분노를 다소나마 식혀줄 그 무엇인가를 결심하고 단행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우리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조직이다. 북한의 모든 군사작전을 지휘한다. 김 제1부부장이 총참모부에 행사권을 넘겼다는 것은 대남 군사 행동을 지시 및 승인했다는 해석이다.

김 제1부부장은 또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섬뜩한 경고를 했다.

개성 일대를 과거의 '군사요충지'로 복귀시킬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 개성공단 지역은 유사시 최우선 남침 통로로 꼽힌다. 개성에서 병력과 장비를 모아 문산을 거쳐 서울까지 최단시간에 돌파할 수 있는 곳이다.

때문에 개성공단의 설립은 남북 경협의 상징이 됐다. 또 2018년 판문점 선언 이후 공동연락사무소가 들어서 남북간 상시 소통의 공간이 마련됐다. 만약 개성에 정예부대가 재주둔하면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일 김 제1부부장이 언급한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도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중단했던 군사분계선 5㎞ 이내에서 다수의 포병사격 및 야외기동훈련 등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남측을 사정권에 둔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재개를 시작으로 향후 단계적으로 도발 수위를 높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며 자신이 대적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재까지 북한의 반응을 보면, 북한은 남북관계 단절의 길을 택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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