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한국 경제가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탄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환율은 일반적으로 그 나라의 경기와 궤를 같이한다. 외환위기 때처럼 큰 문제가 생기면 원·달러 환율은 2000원으로 치솟게 된다. 누구도 망해가는 나라의 화폐를 가지고 있길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달러를 선호하는 현상이 일어난다.
현재는 우리나라가 ‘갑’이다. 2020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 경제가 가장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한국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장 좋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이유는 경기 반등 기대감과 함께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뉴스에서 찾을 수 있다. 카타르와의 LNG선 건조 계약에 이어 대우조선해양의 러시아와 LNG 바지선 2척 수주 소식도 있었다. 사실 그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LNG 관련 선박들의 발주가 예상돼 왔으나 코로나19로 활발하지 않았다. 올 들어 카타르 러시아 등에서 150척 이상의 LNG 운반선 발주가 나온다는 루머가 시장에 파다했다. LNG선 시장 내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80%에 이르는 만큼 우리 조선사들의 수주를 기대했던 것은 사실이다.
결국 메가톤급 수주가 나왔다. 이렇게 되면 카타르는 계약한 날짜에 그 가격에 배를 사는 것이 가장 리스크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선물환을 매도한다. 환율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달러가 먼 미래에 배를 인도받는 그 시점에 약세가 되든 강세가 되든 관심이 없다. 계약일 달러 가치로 사면 그만이다.
과거에는 어땠을까. 조선업 호황기인 2006~2007년 2년 동안 900억달러 수주가 나오면서 선물환 매도 규모가 700억달러에 달했다. 원화는 어떻게 움직였을까. 당시 환율은 고점에서 15% 하락했다. 다시 말하면 15%만큼 원화 가치가 올랐다.
이번에도 그럴까. 환율 예측은 쉽지 않다. 다만 1월 발생한 상승 갭 1170원이 지지선으로 위치해 있다는 점을 체크하고 시장 대응에 나서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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