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16개의 시총 합계는 지난 12일 종가 기준 474조6563억원으로 지난해 말 시총인 475조7543억원에 근접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월 이후 38.55% 오르며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영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지난해 말 28조6494억원에서 현재 53조2628억원로 85.9% 불어났다. 시총이 24조6133억원 늘어나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시총 감소분(20조8942억원)을 상쇄하고도 남는 수준이다.
16개 상장사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SDI·삼성전기 등 3개 계열사만 지난해 말 대비 시총이 늘었다. 성장주 중심의 회복장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이 기간 시총이 16조2284억원에서 26조961억원으로 60.8% 늘었다. 2차전지가 전기차 확대 기대감으로 주목 받은 영향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기도 5.20% 늘어난 9조8222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하반기 휴대폰 시장 회복 기대감으로 시총을 회복했다.
보험주인 삼성생명이 이 기간 시총이 37.0% 줄어든 9조3800억원을 나타내며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저금리 영향에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장기보유 주식의 손상차손이 커진 영향으로 주가가 부진했다. 건설주인 삼성엔지니어링은 시총이 35.1% 줄어든 2조4402억원을 나타내며 두번째로 감소폭이 컸다. 제일기획(-29.3%), 삼성카드(-26.0%), 삼성화재(-24.4%), 호텔신라(-15.5%), 멀티캠퍼스(-9.8%), 삼성에스디에스(-7.9%), 삼성중공업(-7.7%), 에스원(-6.4%), 삼성전자(-6.2%), 삼성물산(-1.4%) 등이 감소폭 순으로 뒤를 이었다.
계열사간 시총 순위도 요동쳤다. 보안업체인 에스원은 코로나19로 인해 네트워크 보안 수혜 기대를 받으며 지난해 말 계열 순위 13위에서 10위로 가장 크게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기도 8위에서 6위로 올라섰다. 삼성증권은 1계단 오른 13위를 기록했다. 건설 경기 악화 영향을 받은 삼성엔지니어링은 3단계 추락해 14위로 물러났다. 삼성생명(6위→7위), 삼성화재(7위→8위), 삼성카드(10위→11위) 등도 한단계씩 내려왔다.
성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중심으로 시총을 회복했음에도 삼성그룹주 전체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커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6개 상장사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은 지난해 말 28.7배에서 11일 기준 28.1배로 소폭 줄었다. 이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 수주로 실적 전망치가 개선되면서 12개월 선행 PER이 158배 수준을 유지한 영향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17배였던 12개월 선행 PER이 39배까지 커지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제일기획은 이 기간 16배였던 12개월 선행 PER이 13배로 낮아졌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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