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군 복무’ 의혹이 제기된 서울 공군부대에서 이번에는 예하 부대 대대장이 갑질과 폭언을 했다는 비위가 접수돼 공군이 감찰에 나선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해당 대대장은 지난 1월 같은 이유로 경고 처분을 받은 이후 내부 고발자를 색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경기 화성의 한 공군 부대에서 근무한다는 한 군인은 13일 “‘황제 병사’로 문제되고 있는 부대(방공유도탄사령부 제3여단)의 직속 부대 비위를 추가적으로 폭로한다”는 청을 올렸다. 그는 청원 게시글에서 “해당 대대장이 폭언 갑질 횡령 등 수많은 비위 의혹으로 올해 초 조사를 받았지만, 징계가 아닌 주의경고 조치를 받는 데 그쳤다”고 주장했다.
청원을 올린 군인은 △대대장이 영외관사를 부하 간부에게 청소시킨 사례 △소속 간부의 음주운전 사실 은폐 △군수품 사적 유용 △폭언 및 갑질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지원계장 윤 모 대위에게 본인(대대장)이 거주하는 영외 관사의 청소와 분리수거를 시켰다”며 “지난해에는 소속 부사관의 음주운전 사실을본인 진급을 위해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대장이) 구안와사가 와서 얼굴 반쪽이 마비된 간부에게도 ‘얼굴 꼬라지를 보라’며 비아냥 거렸다”고 폭언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해당 대대장이 상급 부대 조사를 받고 내부 고발자 색출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급부대) 조사를 기명으로 해 누가 진술했는지 모두가 알게 됐다”며 “새벽에 대대장이 여러 내부고발자에게 전화를 걸어 호통을 치고 직접 본인 사무실로 부른 적도 있다”고 했다.
공군 관계자는 “지난 1월 국민 신문고에 해당 신고가 들어와 상급부대(방공유도탄사령부)에서 감찰 조사를 했고, 해당 대대장에 대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며 “경고 처분 뒤에 신고자를 보복하고, 이후 추가로 갑질 의혹이 접수돼 공군본부 주관으로 감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방공유도탄사령부 제3여단은 한 병사가 군 간부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등 특혜 복무를 해왔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병사는 모 중견기업 부회장의 아들로 부대에서 1인 생활관을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이에 공군본부 주관으로 감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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