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 한국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선 의학 전문 연구기관이다. 방사선 의학은 19세기 말 엑스레이(x-ray) 발견 이후 비약적으로 발전해 오늘날에는 난치성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적용하는 첨단 융합기술이 됐다. 국내에서는 1960년대 후반 코발트 치료기가 원자력병원에 도입되면서 방사선 암 치료가 처음 시작됐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전신인 원자력병원은 1970년대 당시 전국의 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기도 했다.
한국의 방사선 의학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특히 병원은 최근 바이오 의료 분야의 연구개발(R&D) 혁신 기지로서 인식되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진단, 스마트 병원 등 첨단 기술이 등장하고 일부 상용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첨단 의학은 다양한 과학기술 성과가 결합될 때 가능해진다. 과기정통부 내 유일하게 병원을 운영하는 장점을 활용해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정부출연연구원(출연연)과의 협력 및 네트워크 형성으로 첨단 의학을 실현하기 위한 연구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이 개발한 신의료기술이 실제 임상에 적용돼 실용화 성공률을 높일 수 있도록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하는 임상시험센터로서의 기능도 수행할 계획이다.
두 해 전 의학원 원장으로 취임했을 때, 첫 여성 수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지만 이젠 여성 대표들이 많아져 여성 기관장이라는 사실이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의학원 산하에서 연구개발(R&D) 부문을 담당하는 방사선의학연구소 총책임자도 여성 과학인이 맡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을 관련 기업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실제 병원 건강검진에 적용·시행해 치매를 조기 진단함으로써 치료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발굴을 위해 약물 재창출 연구사업을 하고 있다.
남성성과 여성성이 유연하게 공존하는 사회에서 창의성은 빛을 발한다. 우수한 여성 과학기술 인력 양성과 의과학계 성별 균형은 첨단의학 발전의 전제이며, 이는 미래의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국가R&D 전 과정에서 여성 연구자의 참여가 확대되고, 보직자 및 연구 책임자 비율을 높이는 등 여성 과학기술인력을 위한 지원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여성 대표성 강화가 사회 각 분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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