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세대' 8종 스펙에 눈높이 낮춰도 서류합격 1.8회 뿐

입력 2020-06-15 13:59   수정 2020-06-15 14:10


올해 2월 대학을 졸업한 김모씨(27)는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을 뽑는 기업 10곳에 지원해 2곳에서만 서류전형 합격 소식을 들었다. 김씨는 취업8종 세트라 불리는 ‘학벌,학점,토익점수,어학연수,자격증,봉사활동,인턴경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서류전형 통과도 쉽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업들의 채용규모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취업사이트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에 지원하는 대졸 구직자들은 평균 7.1회 입사지원을 해서 1.8회 서류전형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가 최근 신입 구직자 525명을 대상으로 한 ‘상반기 기업 지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구직자 73%는 “상반기 채용에 지원했다”고 답했다. 나머지 27.0%는 “상반기 채용에 한곳도 지원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원하지 않은 이유는 ‘입사하고 싶은 기업이 없기 때문(62.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직무중심 채용으로 지원 직무의 스펙부족(44.4%)’도 지원포기 이유였다. 상반기 10대그룹 가운데 대졸 공채에 나선 기업은 삼성,SK,롯데,포스코 등 네곳에 불과했다. 상당수 기업들이 정기 공채보다는 수시채용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백수가 코로나보다 더 무섭다”고 느끼는 이들 코로나 세대들은 빠른 취업을 위해 5회 지원(68.1%), 6~10회 지원(17.8%), 11~15회 지원(2.1%) 등으로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채용절차의 첫 단계인 서류전형부터 고배를 마신 이들이 적지 않았다. 지원자 10명중 3명(34.5%)는 지원회사중 한곳도 합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3곳에 서류전형 합격한 사람은 10명중 1명(10.7%)에 불과했다. 구직자의 절반은 서류전형 불합격 이유로 ‘높은 경쟁률(43.9%)’을 꼽았다.

구직자들은 지원한 기업 형태는 중소기업(60.6%), 공기업(20.9%), 대기업(19.3%), 외국계기업(4.7%) 순이었다. 구직자들이 코로나19로 채용이 줄자 눈높이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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