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바이오, 15분 만에 코로나 진단…출입국자 무증상 감염 검사에 적합

입력 2020-06-15 18:01   수정 2020-06-16 00:57

“공항과 항만에서 신속하게 쓸 수 있는 진단키트를 공급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어려워진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겠습니다.”

박희경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대표(사진)는 15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은 자사 진단키트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를 진단하는 데는 항체 진단 방식과 유전자 증폭(RT-PCR) 방식 두 가지가 주로 쓰인다. 항체 진단키트는 면역반응으로 발생하는 항체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30분이면 결과가 나오지만 감염 초기 환자를 발견하기 어렵다. 보통 감염 후 3~7일이 지나야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감염 초기 환자를 찾아내기 위해선 RT-PCR 방식 키트를 써야 한다. RT-PCR은 환자의 콧물 등 검체에 있는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증폭해 조기 진단하는 방식이다. 유전자 증폭은 온도를 60도까지 올리고 내리는 작업을 반복하는 데 대개 6시간이 걸린다.

이 회사가 개발한 RT-PCR 진단키트는 일정한 온도에서 유전자 증폭이 가능해 15분이면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공항 등 출입국자를 신속히 관리해야 하는 곳에서 무증상 감염자를 찾는 데 적합하다. 박 대표는 “지난달까진 각국이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앞다퉈 사갔지만 이제는 품질을 평가하며 구매한다”며 “기존 PCR 진단키트보다 가격이 20%가량 비싸지만 샘플 구입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태아의 유전자 이상을 검사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였다. 시선바이오는 올 하반기 산전 유전자 이상 검사(NIPT)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엔 산모가 태아의 유전자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자궁에서 혈액을 추출한 뒤 검사 결과를 받기까지 2주가량 기다려야 했다. 이 업체의 진단키트를 활용하면 검사 당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원천기술인 폴리고(POLIGO)를 이용한 핵산 기반 치료제도 개발 중이다. 폴리고는 특정 발병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도록 개발된 인공 핵산(PNA)을 나노 입자로 만들어 세포 내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박 대표는 “폴리고 기술을 적용한 황반변성 치료제와 아토피 치료제로 올해 전임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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