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은 봉쇄 완화를 서두르고 있다. 경제 하강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어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섣부른 봉쇄 해제가 대규모 감염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는 15일(현지시간)부터 자국 내 백화점과 상점 등 비(非)필수 영업장의 영업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코로나 봉쇄령을 내린 지 3개월여 만이다. 영국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인명(사망자 4만1698명) 및 재산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국가 중 하나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런던의 유명 쇼핑몰인 웨스트필드를 찾아 “소비자들은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되 안심하고 쇼핑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아예 “코로나19와의 첫 번째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또 이날부터 수도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본토 전역을 ‘코로나19 녹색 안전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전염병과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면서도 “바이러스와의 첫 번째 승리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에선 식당 카페 등에서 전면적인 실내외 영업이 가능하게 됐다. 종전까지는 파리 등 수도권(일드 프랑스) 지역은 ‘주황색 경계지역’이어서 야외 영업만 허용됐다. 고등학교를 제외한 프랑스 내 모든 학교도 이달 22일부터 등교 개학이 재개된다. 스페인은 오는 21일부터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대상으로 국경을 전면 개방한다. 비(非)EU 회원국 관광객은 다음달 1일부터 자가격리 조치 없이 스페인을 방문할 수 있다.
유럽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한스 클루게 WHO 유럽 담당국장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국가들은 경제 재개를 서둘러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 지도자들의 봉쇄 완화는 조만간 (그 결과에 대해)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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