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부광약품은 B형 간염 치료제인 레보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임상 2상시험을 하면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임상약으로 쓰고 있다. 임상시험 대상인 국내 코로나19 환자 6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레보비르를 투여하고, 다른 그룹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하는 방식이다.
대개 임상시험은 환자는 물론 의사도 어떤 약을 투여하는지 모르게 진행된다. 약효를 평가하는 데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쓸 수 없게 되면 레보비르 임상시험 설계를 다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레보비르 임상은 통상적인 임상시험과 다르다는 게 부광약품의 설명이다. 업체 관계자는 “치료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임상시험을 설계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면 해당 약만 바꾸면 된다”고 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극찬한 약이다. FDA는 3월 말 이 약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승인했다. 이후 이 약과 항생제인 아지트로마이신을 함께 투여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5일 이 약의 임상 중단을 선언했다. 국제학술지 란셋에 이 약을 먹은 코로나19 환자 사망 위험이 34% 높아졌다는 논문이 발표되면서다. 이후 해당 논문은 데이터 조작 등의 문제로 철회됐지만 치료제 사용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됐다. FDA가 긴급사용 승인을 취소한 배경이다. FDA는 이 약을 썼을 때의 이점보다 부작용이 크다고 했다. 의료계에서도 이 약을 오랫동안 복용하면 부정맥 등 심장박동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FDA의 결정이 있기 전부터 국내 임상시험을 사실상 시행하지 않았다”며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인 칼레트라도 미국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전문가들이 사용 권고를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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