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파괴와 9·19 군사합의 파기에 이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아사히 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북한이 지난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파괴한 배경에 대해 최근의 삐라 문제 아니라 경제제재 해제 및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불신이 증폭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폭파 시점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6·15 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15일을 피해 16일을 택한 것으로 해석했다. 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의 업적 부정으로 이어지는 15일 폭파를 피하는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경협 호소 하루 뒤인 16일에 폭파를 단행해 남측에 타격을 최대한 높이는 효과를 노렸다는 것이다.
또한 "연락사무소는 북한 내에 있어 남북을 가르는 비무장지대(DMZ)에서의 도발과 달리 남측과 충돌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리스크는 낮은 한편 정치적 메시지 효과가 높은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향후 전개에 대해 정밀한 일정표를 만들어놓고 낮은 수준의 도발부터 시작해 한국 정부 대응을 보면서 일정을 차근차근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ICBM 공개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사히 신문은 북한이 다음 수순으로 9·19 군사합의를 파기하고 개성공단에 군을 주둔시키는 것을 한국 정부와 전문가들이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군이 개성공단에 주둔하면 문재인 정부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날 오전 '우리 군대는 당과 정부가 취하는 모든 대내외적 조치들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담보할 것이다'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총참모부 대변인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이미 지난 16일 다음 단계의 대적 군사행동 계획 방향에 대하여 공개보도하였다. 17일 현재 구체적인 군사행동 계획들이 검토되고 있는 데 맞게 다음과 같이 보다 명백한 입장을 밝힌다"면서 "우리 공화국 주권이 행사되는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에 이 지역 방어 임무를 수행할 연대급 부대들과 필요한 화력구분대들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북남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에서 철수하였던 민경초소들을 다시 진출·전개하여 전선 경계 근무를 철통같이 강화할 것"이라고 했고, "서남해상 전선을 비롯한 전 전선에 배치된 포병부대들의 전투직일근무를 증강하고 전반적 전선에서 전선경계근무급수를 1호전투 근무체계로 격상시키며 접경지역 부근에서 정상적인 각종 군사훈련을 재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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