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섰다. 중국이 대규모 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는 데다 배당금 지출 등으로 재무부담이 빠르게 확대된 탓이다.
한국신용평가는 16일 SK종합화학의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당장은 아니지만 현재 AA인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익창출 규모가 줄고 있는 데다 중국의 대규모 설비 증설로 인해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SK종합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다. 원재료 조달 단계에서부터 계열사들과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생산 효율성이 높은 편이지만 수급 부진으로 영업실적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 올 1분기에는 국제유가 급락과 재고자산 평가손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전방 수요 부진 등이 맞물려 94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또 중국 내 현지 업체들이 파라자일렌(PX) 관련 대규모 설비 증설을 단행하고 있어 앞으로 영업 환경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PX는 SK종합화학 전체 매출의 25~30%를 차지하고 있는 핵심 제품이다. 한국산 PX 수출 물량의 85~90%가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어 중국 내 전방 수요가 PX 증설 물량을 흡수하는 수준으로 충분히 증가하지 않으면 실적 저하 폭이 커질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017년 이후 배당금 지출, 관계사 지분 취득, 신규 사업 인수 등으로 차입 부담이 확대됐다"며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모회사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잠재적인 배당금 지급 부담 등을 감안하면 중단기적으로 자체적인 영업현금흐름을 통해 확대된 재무부담을 완화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향후 유가, 대외 환경 변화, 주력 제품 수급 등을 관찰해 SK종합화학의 신용등급에 반영할 방침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