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영세 자영업자들, 코로나로 가장 직격탄"

입력 2020-06-17 14:24   수정 2020-09-15 00:03

흑인이 소유한 소기업들은 이른바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에 백인 기업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더 혹독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봉쇄조치로 흑인들이 주로 종사하는 식당과 소매업, 서비스업 등의 타격이 크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흑인이 소유한 소기업은 주로 영세한 자영업이 많은데 이들은 셧다운 및 사회적 거리두기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직종에 고도로 집중돼 있다.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지난 3월 초 미용실을 개업한 게리 코넬은 봉쇄조치 때문에 두 달째 무기한 휴업 상태다. 지난 15년간 다른 미용실에서 일하다 각종 대출을 얻어 내 가게를 연 코넬씨는 고정비용은 계속 나가지만 수입이 없다. 그는 “연방정부의 중소기업 대출 프로그램 자격이 안 되며 실업보험 대상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
메릴랜드 대부분 지역이 2단계 조치로 경제활동이 재개됐지만 메릴랜드에서 가장 큰 카운티인 몽고메리 카운티는 이번 조치에서 제외됐다.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 등이 부적격 이유로 해당조차 되지 않아 이처럼 ‘사각지대’에 놓인 흑인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실제로 흑인 등 소수인종이 소유한 사업자의 최근 5년간 은행 대출 신청건은 백인 소유 사업자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흑인 가정의 순자산은 1만750달러로 백인 가족이 보유한 17만1000달러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유니도스 조사에 따르면 연방정부로부터 지원을 요청받은 흑인과 라틴계 소유 사업자의 12%만이 지원금을 받았고, 41%는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염병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을 쓴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 대학 경제학과의 로버트 페일리 교수는 “흑인 자영업자들은 의지할 수 있는 자원이 적고 원조를 받는 데 백인들보다 더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가 장기화 된다면 이로 인한 피해는 영구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최근 “미국의 중소기업은 미국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곳”이라며 “수많은 소수기업들이 우리 경제와 지역사회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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