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봉쇄조치로 흑인들이 주로 종사하는 식당과 소매업, 서비스업 등의 타격이 크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흑인이 소유한 소기업은 주로 영세한 자영업이 많은데 이들은 셧다운 및 사회적 거리두기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직종에 고도로 집중돼 있다.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지난 3월 초 미용실을 개업한 게리 코넬은 봉쇄조치 때문에 두 달째 무기한 휴업 상태다. 지난 15년간 다른 미용실에서 일하다 각종 대출을 얻어 내 가게를 연 코넬씨는 고정비용은 계속 나가지만 수입이 없다. 그는 “연방정부의 중소기업 대출 프로그램 자격이 안 되며 실업보험 대상도 안 된다”고 토로했다.
메릴랜드 대부분 지역이 2단계 조치로 경제활동이 재개됐지만 메릴랜드에서 가장 큰 카운티인 몽고메리 카운티는 이번 조치에서 제외됐다.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 등이 부적격 이유로 해당조차 되지 않아 이처럼 ‘사각지대’에 놓인 흑인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실제로 흑인 등 소수인종이 소유한 사업자의 최근 5년간 은행 대출 신청건은 백인 소유 사업자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흑인 가정의 순자산은 1만750달러로 백인 가족이 보유한 17만1000달러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유니도스 조사에 따르면 연방정부로부터 지원을 요청받은 흑인과 라틴계 소유 사업자의 12%만이 지원금을 받았고, 41%는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염병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을 쓴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 대학 경제학과의 로버트 페일리 교수는 “흑인 자영업자들은 의지할 수 있는 자원이 적고 원조를 받는 데 백인들보다 더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가 장기화 된다면 이로 인한 피해는 영구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최근 “미국의 중소기업은 미국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곳”이라며 “수많은 소수기업들이 우리 경제와 지역사회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