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안쏜 게 어디냐" 송영길 겨냥 "낙관 배워야" 비꼰 진중권

입력 2020-06-17 16:24   수정 2020-06-17 16:53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대)포로 폭파하지 않은 게 어디냐"고 발언한 데 대해 이틀 연속 강력 비판했다.

송 위원장은 지난 16일 제21대 국회 첫 외통위 전체회의를 진행하던 중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이 전해지자 회의를 급히 중단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송 위원장은 "(북한이) 예고대로 했다. 빈말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려고 그런 것 같다"면서 "포로 폭파하지 않은 게 어디냐"는 문제의 발언을 했다.

그러자 진 전 교수는 SNS에 글을 올려 "예, 정말 다행이다"라며 송 위원장의 발언을 비꼬았다.

그는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건지. 건물 해체하는데 대포를 쏘는 나라도 있느냐"면서 "송영길 의원의 낙관적 생활태도와 창조적 개그 감각만은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을 향해 "정치개혁도 물 건너 가고, 검찰개혁도 물 건너 가고, 남북관계는 원점을 지나 마이너스로 돌아가고. 이제 K-방역의 국뽕 효과마저 사라지면 고통스러운 경제 현실과 맨정신으로 맞닥뜨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 위원장은 17일 자신의 발언에 대해 "불행 중 다행이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더욱 커졌다.

송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측면이 강했다. 공식 언론 기자회견이 아닌데 이런 내용을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언론 탓을 했다.

진 전 교수는 송 위원장의 이 같은 해명에 다시 말을 보탰다.

그는 페이스북에 "저 분은 아마 북한이 포를 쏘면, 미사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라 할 것이고, 미사일을 쏘면 핵미사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라 할 것이다"라면서 "하여튼 그 어떤 상황에서도 끝끝내 낙관을 잃지 않는 저 자세, 배워야 한다. 우리도 긍정의 힘을 믿자"고 썼다.

이어 "공직에 계신 분이 이 엄중한 시기에 불필요한 발언으로 쓸데없는 분란을 일으킨다"며 "국회 차원에서 결의안을 내도 시원찮을 판이다. 물론 똑같은 수준으로 내려가 강경 대응할 필요는 없지만, 추가 도발은 대한민국 전체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만큼은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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