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는 16일(현지시간) 월간 원유시장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원유 수요가 올해보다 하루평균 570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의 수요 침체를 완전히 상쇄하기엔 부족하지만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IEA는 “하반기에 더 많은 국가가 봉쇄 조치를 완화할 것”이라며 “내년엔 사상 최대 수준으로 원유 수요가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IEA는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했다. 하루평균 9170만 배럴로, 전월 전망보다 50만 배럴 늘렸다. IEA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타격이 예상보다 작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봉쇄 조치를 완화한 지난 4월부터 예년 수요를 거의 회복했고, 인도 역시 지난달 강한 반등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IEA는 내년 원유 수요가 급등해도 공급량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기존에 쌓인 원유 재고가 많기 때문이다. IEA는 “내년 원유 공급량은 하루평균 170만 배럴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지난 며칠간 서부텍사스원유(WTI) 근월물이 배럴당 40달러에 손바뀜됐지만 미국 내 주요 기업이 증산을 본격화할 정도로 높은 가격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EA는 “석유시장이 여전히 취약하지만 올 상반기가 당초 예상보다 좀 더 낙관적인 분위기로 마무리되고 있다”며 “주요 생산국과 기업이 감산을 유지하고 수요가 회복된다면 연말께 시장이 안정적인 (반등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IEA는 “코로나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항공유를 제외하면 2021년 중반께 세계 원유 수요가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며 “코로나19에 대한 해결책이 그 전에 나오면 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1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WTI 7월 인도분은 장중 배럴당 37.80달러에 거래됐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로 지난 한 달간 가격이 25% 이상 상승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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