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호텔사업 챙기러 부산으로 달려간 신동빈

입력 2020-06-17 17:46   수정 2020-06-18 01:31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7일 롯데호텔의 프리미엄 브랜드 호텔 ‘시그니엘 부산’ 개관식에 참석했다. 지난달 일본에서 돌아온 뒤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섰다. 그룹 차원에서 상장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은 호텔롯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다.

롯데호텔은 이날 부산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 타워에서 럭셔리 호텔 시그니엘 부산 개관식을 열었다. 시그니엘 부산은 롯데호텔이 2017년 연 ‘시그니엘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 시그니엘(SIGNIEL) 브랜드 호텔이다. 해운대에 럭셔리 호텔이 문을 연 것은 7년 만이다.

시그니엘 부산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인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 타워 3~19층에 들어섰다. 총 260객실 규모다. 해운대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인피니티 풀 외에 뉴욕의 프리미엄 코스메틱 브랜드 ‘샹테카이’ 스파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가족 단위의 고객이 많은 지역 특성에 맞춰 투숙객 전용 라운지 ‘살롱 드 시그니엘’에 아이들도 입장할 수 있는 패밀리 라운지를 만들었다.

이날 개관식에는 롯데그룹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신 회장 외에 황각규·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과 이봉철 호텔&서비스 사업부문(BU)장, 김현식 롯데호텔 대표 등이 자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호텔업계에 타격이 큰 상황에서 그룹 주력 사업 중 하나인 호텔업을 앞으로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추진 중인 호텔롯데 상장 작업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및 부산시 관계자로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시그니엘 부산이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부산 관광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며 “시그니엘 부산이 문을 열며 부산 지역에서 협력업체를 포함해 500여 명의 일자리를 직·간접적으로 창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상생 및 협력해 부산 관광이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일본에서 두 달 만에 돌아온 신 회장은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왔다. 국내 경영에 복귀한 후 첫 주말에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등을 찾았고 지난 4일에는 경기 안성의 롯데칠성음료 스마트팩토리를 방문했다.

신 회장은 이달 말 일본에서 열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신 회장이 주총에 참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해 여전히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 해임안을 포함한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실제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는 게 롯데 측 판단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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