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공사장에서 맨홀 아래로 추락한 뒤 실종된 한 인부와 구조하러 내려간 포크레인 기사가 3시간의 수색 끝에 구조됐지만 결국 숨졌다.
17일 서울 강남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8분께 도곡동의 한 공사장 맨홀 아래에서 작업 중이던 최모씨(62)가 추락하고 그를 구조하기 위해 내려간 포크레인 기사 추모씨(49)도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료 작업자의 신고로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하수도에 쌓인 오수로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하수도에는 약 5m 깊이의 오수가 차 있었다.
이들이 실종된 맨홀 깊이는 총 10m 가량이다. 최씨와 추씨는 오후 3시10분께 발견돼 각각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발견 당시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으며, 병원 이송 후 의료진에 의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취재진에 "해당 공사가 소규모인 까닭에 2인 1조로 작업을 해야 한다는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거나 안전관리 교육이 시행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는 경찰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공사 현장에서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에 대해 진상조사와 함께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공사 현장에서 최대한 산업재해와 인재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구조작업에 소방관 98명과 펌프차 등 장비 17대를 동원했다. 서울 수서경찰서와 강남구청도 현장에 총 212명을 파견해 구조작업을 벌이는 한편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전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한 뒤 과실이 확인되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입건할 방침이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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