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재난지원금 2차 지급 찬성안해…더 어려운 계층에 지원해야"

입력 2020-06-17 19:00   수정 2020-06-17 19:0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하지 않는 입장"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추석 무렵에 2차 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고 질의하자 "1차 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드릴 때 일회성, 한시적 개념으로 드렸던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재정당국 생각으로는 유사 재원이 있다면 더 어려운 계층에 선택적,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게 돈의 쓰임새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재정 지출을 안 하려는 게 아니라 그런 재원 지출을 한다면 고용시장에서 밀려난 실직자 등에 우선 지원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국민 과반이 동의한다는 여론조사가 있었다'고 하자 홍 부총리는 "언론사 조사의 질문을 봤더니 '2차 재난지원금을 주면 동의하느냐'라고 물었는데, 장단점과 재원 소요 등을 다 알려드리고 국민 의견을 구하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설문으로 여쭤보는 형태의 결과는 국민의 정확한 뜻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조건 반대만 하는 게 아니라 제 소임은 주어진 재원이 국민 세금이라 효율적으로 쓰도록 판단하고 의견을 구하는 것이므로 그쪽에 대해 의견을 강하게 말한 것"이라고 했다.

'정부 차원에서 기본소득 도입의 공론화나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 있냐'는 용 의원 질문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할 상황이 아니라 본다"며 "그보다 더 시급히 해야 할 여러 정책이 있다. 예를 들어 정부가 전 취업자에 대한 고용보험을 확대하겠다는 것도 엄청나게 큰 과제로 이런 곳에 역량을 투입해야 하지 않나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민에게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의 정책효과와 국내총생산(GDP)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신용카드 사용 통계를 짚어보니 상당 부분 영세 자영업자와 전통시장에서 많이 쓰였고, 어려운 계층에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잠정적으로 판단한다"면서도 "GDP에 미친 영향은 자금 전부가 쓰여봐야 안다. 몇 %포인트라고 말할 순 없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이 소비 진작에 기여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1∼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 지출 확대로 국가채무비율이 상승해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선 "위기 극복에 재정이 더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다만 그 와중에 국가채무가 급격히 느는 모습도 있고, 그 모습을 신용평가사 등 여러 주시하는 곳들이 있다"며 "재정의 적극적 역할과 함께 국가채무에 대한 우려도 함께 짚어나가겠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페이고(pay-go) 원칙 등 재정준칙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는 민주당 김수흥 의원의 질의에는 "재정준칙과 관련해 어떤 형태로 만드는 것에 대해 아직 결론을 못 내고 있다"며 "페이고 방식도 검토 방안 중 하나이며, 재정준칙에 대해선 8월께 국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할 때 같이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페이고 원칙은 재정 지출이 수반되는 법률을 만들 때 재원조달 방안도 함께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재정준칙을 만들 때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룸을 만들고, 급격히 늘어나는 (국가채무를) 경계하는 준칙을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8월에 묘안을 잘 짜서 제시하겠다"고 했다.

그는 "전 세계의 재정준칙을 조사하고 있는데, 8월 초순이 돼야 어느 정도 그림이 잡힐 것"이라며 "꼭 (국가채무가) 'GDP 대비 몇 퍼센트냐' 이런 준칙 말고 여러 가지 유형이 있기 때문에 그런 유형들을 입체적으로 검토해서 우리 실정에 맞는 (준칙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정부가 제시한 올해 플러스(+) 성장률 목표가 달성 가능한지에 대해 "솔직히 정부가 나름대로 모형을 돌려봤을 때 (성장률 전망치가) 0.1%보다 약간 낮았다.

그렇지만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효과와 3차 추경 효과가 가미되면 플러스 0.1%가 가능하다고 봤다"며 "역성장이 아닌 순성장이 가능하려면 이번 추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차 추경이 안 되면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률 0.1%는 달성하기 어렵겠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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