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문재인 대통령(사진)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전주 대비 급락했다.
18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15~17일 전국 유권자 1507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5%포인트)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 평가한 응답은 전체의 53.6%로 나타났다. 전주보다 4.6%P 하락한 수치다.
올 들어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3월 4주차(52.6%) 이후 12주 만에 가장 낮은 수치라고 리얼미터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직선제 개헌 이후 취임 3년차 대통령 중 역대 최고 지지율을 기록했다. 당시 지지율은 70%가 넘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 자진사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유용 의혹 등 악재가 연이어 터졌지만 문 대통령 지지율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역대 최초로 레임덕 없이 임기를 마치는 대통령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남북관계는 문재인 정부가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인 분야였던 만큼 연락사무소 폭파로 인한 국민들의 실망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남북관계가 빠른 시일 안에 회복되긴 어려운 만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외 여건도 좋지 않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정치 개혁도 물 건너가고 검찰 개혁도 물 건너가고 남북 관계는 원점을 지나 마이너스로 돌아갔다"며 "이제 K-방역의 '국뽕' 효과마저 사라지면, 고통스런 경제 현실과 맨 정신으로 맞닥뜨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임기 후반기 지지율 하락은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 있어 내부적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북한을 향해 강경발언을 쏟아낸 것도 대북 저자세 외교 논란으로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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