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18일 입장문을 통해 서울 마포구 쉼터 '평화의 우리집' 고(故) 손모 소장에 대한 명예 훼손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양자 황선희 목사와 며느리 조모 씨는 손 소장이 길 할머니 계좌에서 뭉칫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본인들이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자 손 소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손 소장은 2004년부터 평화의 우리집에서 근무하며 약 16년간 길 할머니를 돌보며 생활했다.
정의연은 "고인(손 소장)과 길원옥 인권운동가, 정의연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면서 "길 할머니는 마포 쉼터에서 요양보호사 4명의 돌봄을 받았으며 길 할머니에게 지급된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은 대부분 '간병비'로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정의연 측은 "매월 정부와 지자체가 지급하는 보조금으로는 부족해 2019년(지난해)에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계좌에서 1545만6000원이 간병비로 추가 지급됐다"면서 "오히려 양자인 황 목사 부부가 오랜 기간 길 할머니로부터 정기적으로 금전적 지원을 받아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요양보호사들에 따르면 길 할머니는 양아들에게 정기적으로, 방문 시 혹은 특별한 요청에 따라 현금을 제공했다"면서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직접 방문이 어려워지자 손 소장이 양아들 은행 계좌로 송금하기도 했다. 6월1일에는 2차례에 걸쳐 3000만원이 양아들(황 목사 부부)에게 지급됐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길 할머니의 치매설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정의연은 "일부 언론 보도대로 길 할머니가 이미 치매 상태라면 지난 5월 길 할머니의 도장과 주민등록증을 가져가 양자 등록을 한 황 목사의 행위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길 할머니는 적극적 기부활동으로 인권의 가치를 널리 퍼트리셨다"며 "할머니의 기부금은 공시에 별도로 표시되지 않았을 뿐 기부금 전체 금액에 포함돼 있고, 결산서류에 정확히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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