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자산배분과 정기적 리밸런싱으로 코로나 위기 넘겨야

입력 2020-06-21 15:50   수정 2020-06-21 15:5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자산시장이 요동쳤다. 최근 고객들의 주요 질문은 다음과 같다. ‘떨어졌던 주가지수가 많이 올랐는데 지금 들어가도 될까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 다시 크게 빠지지 않을까요?’ ‘지금은 어떤 상품이 좋을까요?’ 등이다.

이 질문에 정답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때일수록 투자원칙을 강조하는 게 최선이다. 두 가지 원칙은 ‘자산배분’과 ‘리밸런싱’이다.

투자 성과를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알맞은 자산배분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투자 성과의 90%가량이 자산배분만으로 결정된다. 개인투자자들이 그토록 중요시하는 종목 선정 및 매수·매도(마켓) 타이밍은 각각 투자 성과의 5%, 2%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지난 30년간 S&P500지수는 연평균 10%가량 올랐다.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연평균 4%에 그쳤다. 채권에서도 글로벌 시장에 분산투자했을 경우 연 6.3%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런데 개인투자자는 채권시장에서 고작 연평균 0.6%의 수익밖에 올리지 못했다.

완벽한 마켓 타이밍을 예측할 수 있다면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타이밍은 신의 영역’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마켓 타이밍과 관련된 연구에 따르면 시장을 완벽하게 전망했을 때(100%)의 수익률은 연 16%다. 그런데 시장 전망이 절반만 적중한 경우(50%) 수익률은 연 1.3%다. 3개의 전망 중 2개를 적중했을 때(66.6%) 수익률은 연 4.1%에 그쳤다. 마켓 타이밍을 고려하지 않고 ‘시장에 머물러 있었을 경우’의 수익률이 연 7~8%로 훨씬 높았다.

최근 하락장에서 ‘더 빠질 것’을 예상하고 ‘매도 후 저점 매수’를 노렸던 고객은 손실이 확정돼 시장 반등의 수익을 누리지 못했고, 여전히 매수도 못하고 있다. 반면 차분히 투자 비중을 지킨 고객은 손실 대부분을 회복했다.

안정적 자산배분에 정기적인 리밸런싱을 더하면 성과가 더 올라간다. 리밸런싱이란 경기 전망이나 시장 변동에 따라 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것이다.

주식 50%, 채권 50%인 포트폴리오를 가정해보자. 코로나19 이후 폭락으로 평가액 비중이 주식 40%, 채권 60%로 바뀌었을 때 채권 일부를 매도하고 주식을 추가로 매수해 다시금 비중을 5 대 5로 조정했다면 수익률이 더 높았을 것이다.

이런 투자원칙을 지키려면 타이밍의 유혹을 이겨내야 하고,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성공한 투자자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자산배분과 리밸런싱은 위기상황에서 더 크게 빛을 발했다.

최재경 < 신한PWM한남동센터 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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