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부동산 규제로 은행주 부진한데…외국인, KB금융 사들이는 까닭

입력 2020-06-21 16:54   수정 2020-06-22 00:53

장기 저금리 기조에 부동산 규제 강화로 은행주들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KB금융이 주목받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19일 2.13% 오른 3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한지주(0.16%), 하나금융지주(-0.17%), 우리금융지주(0.98%) 등 금융주들이 부동산 규제 강화로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5일부터 17일을 제외한 4거래일간 KB금융을 순매수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외국계 사모펀드(PEF) 칼라일이 KB금융에 총 5000억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한 것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은 18일 24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을 공시했다. EB는 향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으로, 칼라일이 이를 매입한다. 이자는 주지 않는 제로(0) 금리 채권이다. 그 대신 칼라일은 2025년 6월 16일까지 주당 4만8000원에 EB를 KB금융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단 3년 반 동안은 주식을 처분하지 않기로 계약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KB금융으로서는 제로 금리에 푸르덴셜생명 인수 자금을 일부 조달할 수 있고, 자사주를 활용한 전략적 제휴를 통해 투자은행(IB) 부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은행업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는 상황에서 KB금융의 비은행 자회사의 기여도는 높아지고 있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은 순이자마진(NIM) 낙폭이 커 전년 대비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지만 KB금융은 손보사, 증권, 카드사 등 비은행 자회사의 이익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이익 감소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보험과 캄보디아 프라삭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하면 이들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올 3분기 그룹 순이익이 1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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