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노을마을, 갯벌서 직접 캔 바지락으로 끓인 칼국수 호로록

입력 2020-06-23 15:17   수정 2020-06-23 15:19


“내 고향은 가난해서 보여줄 게 노을밖에 없네.” 영화 ‘변산’에서 주인공 학수가 쓴 노랫말이다. 학수는 늘 성공해 고향을 떠나고 싶어 했지만 세상살이에 지친 그를 달랜 건 결국 고향의 노을이다.

전남 여수갯벌노을마을(소라면 서부로 785의 24)의 노을은 영화 ‘변산’에서처럼 마음의 허기를 채우기에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까만 갯벌 위로 빨간 노을이 스며드는 풍경을 바라보고 서 있으면 도시 생활의 시름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는 반응이 많다.

이곳에선 매년 가을 갯벌 노을 축제가 열린다. 조수 간만의 차에 따라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려 마을 앞 복개도 섬까지 걸어가는 ‘신비의 바닷길 걷기 체험’도 가능하다.

마을 앞쪽으로는 아름다운 여자만(汝自灣)이 자리하고 뒤로는 완만한 호암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마을 앞 해안선에는 복개도, 모개도, 장구도 등 세 무인도가 가지런히 자리해 멋을 더한다. 이 중에서 하트 모양을 닮았다는 모개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헬기를 타고 둘러본 뒤 구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러 프로그램 중에는 갯벌 체험이 인기다. 갯벌에서 조개를 캐고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아볼 수 있다. 호미와 장화, 바구니 등을 빌릴 수도 있다. 샤워시설과 세면대도 마련돼 있다. 하루종일 갯벌에서 뛰논 뒤 직접 잡은 바지락을 넣어 칼국수나 수제비를 만들어 먹는 걸 마을주민들은 추천한다. 이 밖에 대나무 망둑어 낚시, 볏짚 공예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마을 주변 해안도로는 자전거를 타거나 연인, 가족끼리 산책하기에 좋다. 숙박은 마을회관에 마련된 민박집과 마을 주민이 운영하는 펜션을 이용하면 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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