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강원 양구군의 오미마을(방산면 평화로 4818) 앞으로는 금강산에서 흘러나온 수입천이 흐르고 있다. 풍수지리상 이상적인 지형으로 불리는 ‘배산임수’의 전형이다. 여우가 나올 정도로 청정한 송서울 계곡과 피서객, 낚시꾼이 많이 찾는 파서탕 계곡도 있다. ‘청정지대’로 불리는 양구군에서도 특히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미마을이 그저 아름다운 마을에서 다양한 농촌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신한 것은 2005년이다. 옛 오미초등학교가 폐교되자 마을 주민이 건물을 사서 농촌체험장과 펜션을 세웠다.
이 마을은 쌀이 유명하다. 구수한 향이 진해 누룽지쌀이라고 불리는 ‘향미’는 전국 쌀 품평회에서 여러 차례 1등을 차지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청와대에도 납품했다. 마을에선 통가마솥으로 직접 밥을 지어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궁이에 지필 장작부터 직접 패야 한다. 물 양 맞추기, 장작불 부채질하기 등 맛있게 밥을 짓는 노하우도 가르쳐준다.
오미마을이란 이름은 마을 특산물이 다섯 가지 맛을 골고루 낸다고 해서 붙여졌다. 토종꿀의 단맛, 곰취·씀바귀 등 나물의 쌉싸름한 맛, 태양초 고추의 매운맛, 산딸기·오디·머루의 신맛, 쌀과 들기름의 구수한 맛 등이다. 식사 때는 직접 지은 향미와 함께 이들 재료로 만든 국과 반찬이 상에 오른다. 오감을 자극하는 식사에 아이들도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운다.
체험 프로그램은 밥 짓기 외에도 김치 만들기, 모내기, 옥수수 따기, 곰취 따기, 손두부 만들기 등이 준비돼 있다. 오미마을은 우렁이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 모내기 때 모를 심으면서 우렁이와 개구리도 볼 수 있다.
‘소지섭 길’도 가볼 만하다. 이 길은 배우 소지섭이 강원도 여행을 기록한 에세이 《소지섭의 길》에 수록된 여섯 곳을 돌아보는 코스다.
오미마을에 가려면 서울에서 46번 국도나 44번 국도를 타고 양구까지 온 뒤 방산면 방면으로 가면 된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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